▲ 김 정 섭(해남다인회 회장)

제25회 초의문화제는 역대 초의문화제 행사 중 뜻깊게 치러진 행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해남은 우리나라 차의 정신문화가 태동한 차의 성지라 일컬어진다. 초의선사는 대흥사 일지암에 기거하면서 차의 성전인 ‘동다송’을 통해 우리 차의 정체성을 정립했다.
1992년부터 시작한 초의문화제는 초의선사가 정립한 우리 차의 정체성을 이어가고 차 문화 확산을 위해 개최하는 축제로 우리나라에서 권위 있는 차축제로 공인받고 있다.
올해는 초의선사가 열반한지 150주년이 되는 해이고 초의문화제도 이제 청년기에 들어섰기에 행사내용을 더욱 충실하게 꾸미기 위해 여러 가지 내용을 시도했다.
금년 행사의 초점을 차 문화의 확산, 차의 대중화에 뒀다. 지난해까지는 행사일정을 하루나 이틀 정도 운영하던 것을 올해는 10월15일~23일까지 9일간을 초의주간으로 설정했다. 이는 다산 정약용, 추사 김정희, 위당 신관호 등 당대를 대표하는 지식인들과 교류하며 일지암을 차의 성지로, 인문학의 산실로 만든 초의의 차 사상과 정신을 군민들과 공유하기 위해서였다.
우선 초의의 차 사상과 우리 차를 알리기 위해 초중고 학생들과 노인대학을 대상으로 ‘초의, 조선의 차를 말하다’ 강좌와 다례체험을 실시하고 2개 도서관에 차 관련 코너 운영, 해남유적지를 찾는 관광객들을 위해 초의선사와 일지암. 동다송의 탄생 배경 등을 안내하는 특화된 관광해설을 시도했다. 또 초의주간을 선포하는 행사를 10월17일 해남문화원에서 개최하고 ‘초의가 차를 말하다’라는 주제로 일지암 암주 법인스님과 목포대학교 정서경 교수 간의 다담이 진행됐고 초의주간동안 진행되는 프로그램을 성실히 수행하겠다는 협약식을 해남다인회와 해남군청, 해남공공도서관, 해남꽃차연구회와 체결했다.
이어 해남군행복나눔강사협회 회원들은 초의의 차 사상을 압축한 ‘초의, 조선의 차를 말하다’ 퍼포먼스를 펼쳐 초의문화제 시작을 뜨겁게 달궜다.
이번 초의문화제는 지금까지 찾아내지 못한 훌륭한 차 가문을 초의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제25회 초의상 수상자로 선정된 아모레퍼시픽 서경배 회장은 아모레의 전신인 태평양화학의 창업주 故서성환 회장의 대를 이어 우리나라 근대 차 문화를 중흥시킨 공적을 세운 이다.
차 문화라는 단어가 생소했던 시기인 1970년대 후반 제주도 한라산 남서쪽 도순지역 황무지 100만여 평에 차밭을 조성하고 제다설비와 가공기술을 꾸준히 연구하고 발전시켜 값싸고 품질 좋은 녹차 제품을 생산보급해 차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한 이다. 또 우리나라 최초 차박물관을 건립해 초의선사 존영과 선사가 저술한 동다송 등 차 관련 유물을 수집. 전시해 우리나라 차 문화를 기록하고 보존케 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
차 향 가득한 가을산사에서는 흥겨운 축제마당이 펼쳐졌다. 전국에서 참여한 20여개 들차팀이 특색을 살린 각종 차와 다식의 향연을 펼쳤으며 가수 인드라 스님이 펼친 힐링콘서트와 우리나라 최고의 석학인 도올 김용옥 선생의 ‘초의선사 우리민족의 미래를 밝히시다’ 강연은 초의 차가 우리 민족사에 어떤 의미와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보여줬다. 금년 초의문화제는 여러 가지 면에서 교훈과 함께 향후 방향점을 열어준 뜻깊은 행사였다. 행사에 참여해주신 전국의 차인들과 군민들에게 감사를 드리며 내년 제26회 행사는 더 새롭고 충실한 내용으로 다듬겠다는 약속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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