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량해전사 전시관은 한마디로 졸작이다. 용역업체에 맡겨버린 졸작 중 졸작이다.

전시관이 명량대첩 현장에 들어선 이유는 분명 있다.

이순신은 명량해전을 기적이라고 말했다.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전투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명량해전은 감동이 있다. 난중일기를 보면 전투를 앞둔 이순신의 고뇌가 묻어있다. 이순신은 정유재단 내내 괴로워하고 잠 못 이룰 만큼 아파했다. 또 명량해전에는 해남 진도 민초들의 애국 혼이 담겨있다. 그러나 명량해전사 전시관은 이를 담지 못했다.

전시관 내부를 한번 둘러보자. 남은게 무엇인지, 감동이 있는지, 명량의 후예라는 자긍심이 살아나는지, 이곳은 90억원에 이른 예산이 투입된 공간이다.

해남군의 관광정책은 뒤쳐져도 너무 뒤쳐졌다. 용역업체에 맡기는 관광정책, 실패가 뻔히 보이는데도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명량해전사 전시관을 지을 때 여러 의견을 물었어야 했다. 지역의 정체성을, 명량해전에 담긴 지역의 역사와 민초들의 삶을 어떻게 담을 것인지를.

해남군의 우수영문화마을을 추진하고 있다. 우수영문화마을의 핵심은 우수영주민들의 삶과 고뇌하는 이순신이다. 또 명량해전으로 인해 우수영 전체가 불바다가 되고 일본의 보복학살로 고통을 받았던 민초들의 애환을 담고 있다. 우린 명량해전사 전시관에서 그러한 것을 보고 싶은 것이다. 처음부터 고민하지 않는 전시물, 그것을 다시 채우려면 예산이 또 수반된다. 땅끝순례문학관의 전철을 밟아야 하는 것이다. 100억원 이상 투입되는 고천암 생태공원화 사업의 전철을 밟고 있는 것이다.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고천암 생태공원 사업도 실패작임이 분명하다.

거창한 시설물만 지어놓으면 관광객이 올 것이란 착각, 너무도 안이한 생각이다. 왜 자구 거창은 건물을, 예산이 크게 들어가는 건물만 고집하는 걸가. 그 이유도 알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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