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연 호(해남군행정동우회 회장)

민주사회에는 두 갈래의 이념적 진영이 있는데 보수와 진보이다. 사전에는 보수주의는 현재의 상태나 질서를 지키기 좋아하고 전통과 관습을 중히 여기며 급격한 변화는 원치 않는 주의주장이라며 현대 정치사상의 한 조류라고 적고 있다.
반면에 진보주의는 사회적 모순을 변혁하려는 전진적 사상 즉 개량주의라고 말한다. 안정과 변화, 세상은 결국 이 두 갈래의 추가 서로 견제하면서 균형의 하모니를 이뤄가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면 더 구체적으로 실제 보수는 누구이고 진보는 어느 세대인가.
대체적으로 구시대 즉 나이 먹은 사람들을 보수라 하고 상대적으로 젊은 청년층을 진보로 분류한다. 그렇지만 이 기준은 어디까지나 일반론을 말하는 것이고 세상에는 젊은 보수도 있고 나이든 진보도 존재한다. 예컨대 고 백남기 농민이나 이 지역 출신 고 정광훈 님을 우리는 보수라 하지 않는다. 두 진영 모두 양면성이 있다. 그런데 요즘 일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을 옹호하는 일부 단체들의 행동이야말로 한 마디로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부정하는 시대착오적 망동이다.
보수가 그 보수들한테 묻는다. 한두 번씩도 아니고 이 추운 겨울, 촛불 움켜쥔 손마디가 시리고 아려도 수많은 국민들의 촛불이 죄 없는 대통령을 몰아내기 위한 한낮 정치적 쇼로 보인단 말인가. 차마 함께하기 낮 부끄러운 어린 학생들까지 나서는 이 국민적 저항이 당신들 눈에는 그저 일시적 감정 정도로만 보인단 말인가. 무너진 국격과 돌이킬 수 없는 이 배신감은 도무지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제발이지 진정한 보수의 가치를 훼손하지 말라.
이 엄중한 시국 속에서 우리 해남의 촛불 현장을 한번 살펴보자. 지난 주말까지 모두 여섯 번째를 맞고 있지만 여전히 참여율은 저조하다. “행동하는 양심”, 민주화 운동시절 DJ가 한 말이다. 아무리 좋은 뜻이 있어도 행동으로 옮기지 않으면 이룰 수 없다면서 대학가와 젊은 지식인들에게 주문한 명언이다. 결국 우리는 그것으로 소중한 민주주의를 쟁취했다. 아시다시피 전라도 지역의 대통령 지지율은 0%이다. 그러나 그 마음들이 촛불 현장으로 나오고 있지는 않다. 언제 어디서고 자유롭게 가하는 비판이 공론의 장으로 나와야 한다.
필자가 속한 단체와 해남군번영회 등 6개 단체가 가칭 ‘해남자치발전회의’ 구성을 제안했다. 해남자치발전회의는 군정을 견제하면서도 해남의 발전방향을 함께 모색하자는데 있다. 30여 년에 이른 지방자치 역사에서 우리가 얻는 것은 주민이 참여하지 않는 지방자치는 군정의 일방적 통행, 제왕적 지자체장의 탄생만을 불러왔다는 점이다. 지방자치 발전에는 보수든 진보성향의 젊은 단체든 함께 했을 때 더 건강하다. 
정치적 이슈가 아닌 지역의 문제 즉 우리동네 일을 의논하는 데는 어떤 진영의 논리나 주의. 주장은 필요치 않다고 본다. 그동안 지역에서 보여준 보수 성향 단체들의 모습 또한 부족함이 많았다고 인정한다. 그러나 구각을 깨고 새로운 길을 찾는 노력들이 필요한 시점이라 생각한다.
가칭 ‘해남자치발전회의’는 이런 일을 하게 될 것이다.
•외부에 의존하지 않는 자주 자립을 목표한다. •향토사를 세우고 지역 정체성과 공동체를 복원한다. •정치적 중립을 추구한다. •건설적 비판과 대안을 제시한다. •깨끗하고 투명한 해남 만들기에 앞장선다. •정치나 행정에만 맡기지 않는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공론의 장을 만든다.
세상은 날로 변하고 있다. 아무도 우릴 도와주지 않는다. 뜻이 있으면 행동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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