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받는 노인에서 사회에 봉사하는 노인이 되자”
삼산면노인회의 모토이다. 노령인구가 30%에 육박하는 해남군은 해남군 복지예산 중 58%가 노인복지에 쓰여진다. 해남군 전체 예산으로 따졌을 때는 15%에 해당된다. 결코 작은 액수가 아니다. 이러한 노령화 사회에서 삼산면노인회의 기치는 눈여겨볼 만하다. 삼산면노인회는 봉사하는 노인이 되자며 매년 폐지를 모아 이웃돕기 성금에 사용한다.
어르신들은 지금의 우리를 있게 한 장본인이다. 대한민국을 경제대국으로 성장시킨 주인공들이다. 당연히 복지대상이자 존경의 대상이다.
그러나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하는 것이 있다. 노인들을 언제까지 수혜의 대상으로 바라봐야 하는가이다.
광주시 광산구는 운남노인복지관을 더불어 락(樂)노인복지관으로 변모시켰다. 어르신들은 이곳에 북카페를 만들어 마을학교와 어르신 리더십 강좌, 영화상영, 어린이 인문학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한다. 또 공동출차를 통해 더불어 락 밥상마실(팥죽가게), 더불어 락 두부마을(두부가게) 등 마을기업으로 분화해 나가고 있다. 단순히 복지수혜자였던 노인들이 지역공동체의 한 축으로 떠오른 것이다. 광산구의 더불어 락 사례는 초등학교 4학년 교과서까지 실렸다.
이에 비해 해남군의 노인정책은 여전히 수혜에 머물러 있다. 노인들에게 복지기반 시설을 지원해주는 것은 당연하다고 볼 수 있지만 실제 필요한 것은 노인들이 사회의 주체로 서야 한다는 것이다. 노인들을 복지 수혜자로만 여겼을 때 노인들은 한없는 피수동자가 된다. 해남군에 각종 예산을 요구하고 각 기관에 손을 내미는 객체로 전락한다는 것이다.
특히 지방자치 들어 청소년에 비해 노인예산 비중이 큰 것도 사실이다. 노인복지 예산이 높다는 것은 좋을 듯하지만 정작 미래의 세대인 청소년들에 대한 예산 비중이 적다는 것을 의미하며 이는 해남군의 인구감소와도 맞물릴 수 있다.
삼산면노인회의 경우는 자발적으로 주체임을 선언한 경우이다. 노인들이 주체적으로 설 수 있는 노인정책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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