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영 자 (편집국장)

사회가 혼란스럽고 정부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면 등장하는 ‘독도는 우리땅’, 국민들의 반일 정서를 자극하며 온 시선을 독도로 향하게 한다. 이명박 정부에 이어 박근혜 정부 들어 왜 그토록 독도가 자주 등장했을까. 독도를 가지고 그토록 일본을 자극하더니 위안부 할머니 문제는 돈으로 팔아버린다. 그들에게 있어 애국이란 한낱 통치의 수단일 뿐이다.  
호도된 애국주의는 국수주의와 같다. 국수주의는 보수의 아이콘이고 독재권력의 통치 행위이다. 국수주의 앞에선 합리적인 외교관계는 설 땅이 없고 집단의 정서만이 작동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자신이 보고 싶고, 듣고 싶은 것만을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이러한 경향을 집단화시키는 것도 통치의 한 수단이다. 이때 이성은 무력화된다. 이미 세력화된 집단에게 이성을 외친들, 돌아오는 것은 적대감뿐이다.
자신들이 보고, 듣고, 믿고 싶은 것 외엔 배척하는 감정, 다양성이 외면당하고, 상식이 배척당하고, 자신들의 주장 속에선 모든 것이 정당화되는 집단사고’ 그와 다른 모든 행위는 무찔러야 할 대상일 뿐이다. 유신정권 때 멸공, 때려잡자 공산당이라는 외침과 무엇이 다른가.
계엄령을 선포하라, 촛불은 좌빨세력이다는 이러한 외침이 허용되는 시대에 우린 살고 있다.
비상식의 세계에서 태극기도, 어버이도, 어머니도 신성한 존재에서 물러났다.
왜, 그들은 우리가 가장 신성한 영역으로 여기는 것을 상징으로 선택했을까. 자신들의 신념에 대한 절대성, 이러한 절대성이 신성함을 자신들만의 영유물로 만들 수 있다는 극단적 자만을 심어줬을 것이다.
아무리 좋은 상징물도 부정적인 면이 자주 노출되면 심각한 왜곡을 맞는다. 태극기, 예전처럼 경건한 대상으로 남을 수 있을까.
어버이 연합, 5월8일 어버이날을 어떻게 부를까. 
박근혜 정부 들어 극단의 단어가 판을 쳤다. 부패척결, 4대악 척결, 청산, 적폐, 해산 등. 지금도 공공기관에선 부패척결과 청렴이 가장 큰 화두이다. 어느 사회나 있을 부정적인 면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도 독재권력의 통치수단이다. 한 점 오점도 없는 인간세상을 구현하겠다는 망상, 자신의 입맛에 맞은 질서정연한 통치를 위해 같은 성향의 집단을 세력화시켜 전면에 내세운다. 분열해서 통치하라는 고전의 통치방식을 교과서처럼 신봉한다.
사회를 구성하는 것은 다양한 사고를 가진 인간이다. 그런데 자신의 입맛에 따라 나쁜 사람과 선한 사람으로 구획한다. 다양성이 공존해야 할 사회를 흑백만이 존재하는 두 축으로 단순화시킨다. 그리고 일방적으로 한 축을 나쁜 축으로 규정한다. 그들은 척결해야 할 나쁜 축이기에 그 축을 비판하는 그 어떠한 행위도 용어도 허용되고 정당화된다. 그리고 그 비판은 모두 애국으로 간주된다.
박근혜 대통령 탄핵국면에서 나온 행위, 헌재도, 특검도, 국회도, 언론도, 촛불집회에 나온 국민도 다 척결해야 할 축이 됐다.
박근혜 대통령 집권에서 보여준 극단적 통치행위가 탄핵국면에서 절정을 맞고 있는 셈이다. 국민을 단순한 통치의 대상, 질서정연하게 순종해야 하는 존재쯤으로 여기는 통치철학이 낳은 결과물이다.
3월1일 태극기가 바람에 휘날린다. 혐오의 대상으로까지 거론되는 태극기, 그러나 잘못된 통치행위가 신성한 상징물을 타락시킬 수 있다는 교훈을 통감케 한 태극기이다. 잘못된 통치가 국론을 분열시킬 수 있음을 일깨워준 상징물이다. 태극기는 신성한 존재에서 이젠 교훈이 더해진 상징물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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