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평면 인기스타 김상민씨
유쾌함에 병원은 항상 활기

▲ 북평면 연세한의원에서 물리치료 보조 일을 하는 김상민 씨는 넘치는 활기로 어르신들의 사랑을 한 몸에 받고 있다.

북평면 연세의원에서 물리치료 보조 일을 하는 김상민(62) 씨는 농촌 어르신들 사이에서 유쾌한 에너지로 통한다. 특히 할머니들 사이에서 그의 인기는 대단하다.
김 씨가 하는 일은 물리치료사를 도와 핫팩을 전달하거나 감싸는 일 등이다.
또 화장실청소 등 심부름을 도맡아 하지만 항상 밝은 미소와 긍정적인 에너지를 내뿜고 있어 손님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다.
그의 일과는 새벽 3시30분에 시작된다. 농촌 어르신들을 만나기 위해 몸단장을 깨끗이 하고 한의원에 출근하는 시간은 새벽 5시, 이른 시간이지만 한의원 앞에는 벌써 어르신들이 대기 중이다.
새벽잠이 없는 지역 어르신들이 1초라도 서둘러 물리치료를 받겠다며 매서운 칼바람에도 그곳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6년 전 김 씨가 처음 이곳에서 일을 시작할 때는 새벽 6시부터 문을 열었는데,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시간을 조금씩 앞당기다 보니 5시까지 앞당겨지게 됐다.
어르신 중에는 김 씨의 넉살이 좋아 이곳을 찾는 이도 많다.
북평면은 김 씨의 고향이다. 그래서 어르신 대부분이 지인의 어머님, 아버님, 제수씨, 형수님이다.
손님들의 특성을 모조리 꿰차고 있는 김 씨는 자신만의 독특한 인사법으로 손님들을 맞는다.
김 씨는 “자주 방문하는 어머님 중에 김미야 어르신이 계신다. 이름을 본 따 ‘미아리~고개’를 한 곡 뽑아주면 싱글벙글 좋아하신다”며 “행동거지, 이름 등 그냥 떠오르는 데로 농담을 건네면 어르신들도 즐거워 해 나 또한 즐겁게 직장 생활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새벽부터 손님들 맞이하다 보면 퇴근시간인 점심시간에는 진이 다 빠질 지경이라고 한다.
하지만 여러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도 하고 또 건강을 챙기는데 일조한다는 생각에 기분이 좋다는 김 씨. 그는 힘들었던 과거를 생각하면 지금 사회구성원으로서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것이 너무도 좋단다.
김 씨는 31살에 젊은 나이에 자식 2명을 홀로 키워야 했다. 힘든 생활에 방황도 많았고 청춘은 정신없이 흘러갔다.
소작농으로 농사를 하면서 북평 남창에 있는 자신의 땅에 계약금 10만원을 주고 건물을 지었다. 잔금을 치르는데 14년이 걸리긴 했지만 그곳은 김 씨에게 많은 사연이 있는 곳이다. 자신의 건물에 들어와 모두가 성공하길 바라는 마음이 컸다. 그래서 시간이 날 때마다 임대해 들어온 한의원에 들러 심부름을 도왔다. 그렇게 2~3시간씩 도와주던 것이 이제는 직업이 돼버렸다.
아무리 보람된 일이라 해도 서비스직은 몸과 마음을 지치게 한다.
그래서 김 씨는 음악공부를 다시 시작했다.
젊어서 판소리 고수로 유명세를 떨칠 정도로 음악에 관심이 많았는데 여건상 포기해야 했던 음악공부를 다시 시작한 것이다.
김 씨는 “퇴근 전까지 이것저것 심부름과 손님을 맞다 보면 기운이 쭉 빠진다. 젊은 시절 나의 로망이었던 드럼연주에 도전하면서 다시금 활기를 충전하고 있다”며 “내가 즐겁게 살아야 손님도 즐겁게 해줄 수 있다”고 말했다.
북평면에서 가장 유쾌한 김 씨, 그를 만나는 어르신들의 얼굴에도 미소가 끊이질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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