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분야 새 품종 종자 전도사
최병남씨 전남 빛낸 70인 선정

▲ 보리분야 새로운 품종은 반드시 그의 손을 거친다. 따라서 최병남씨는 새 품종 종자전도사로 전남농업을 빛낸 70인에 선정됐다.

 새로운 품종만 보면 가슴이 뛴다. 어떤 품종이든 새로운 품종이라는 말만 들려도 달려가 종자를 구해오고 반드시 실험재배를 해야 직성이 풀리는 최병남(70) 씨, 새 품종에 대한 호기심과 도전의식은 70이 돼서도 변함이 없다. 그의 이러한 도전정신이 전남농업을 빛낸 사람들 70인에 선정되게 했다.  
그는 흑수정 찰보리로 전남 70인에 선정됐다. 그러나 그가 시도한 품종은 셀 수 없이 많다. 그는 전남지역을 비롯한 전국에서 새 품종 종자 전도사로 통한다.  
그는 “전남농업을 빛낸 70인에 선정된 점에 감사하기도 하지만 죄송스럽고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자기보다 더 전남농업분야를 발전시킨 분이 해남에도 많이 있다”고 겸손함을 보였다. 
그는 농촌진흥청과 함께 식량 종자 증식이나 개량을 위한 과학적 작업에 항상 함께한다. 따라서 그의 논밭은 언제나 새로운 품종이 재배되는 실험단지가 된다. 

 새로운 종자에 대한 실험재배라 구해온 원종자량은 몇 kg에 불과하다. 그러나 그의 실험재배를 거치고 나면 수십 톤의 보급종자가 돼 농민들에게 보급된다. 그는 농민들이 좋은 품질의 농산물을 생산하려면 원 종자가 좋아야 한다는 신념이 강하다. 그래서 수작업도 마다하지 않는다. 탈곡하는 과정에서 타 종자와 섞이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다. 
흑수정 찰보리도 처음에는 원품종 2kg을 가지고 47가마니의 보급종자를 만들었다. 이렇듯 새로운 품종은 워낙 양이 작기에 종자증식에 세심한 주의와 노력이 필요하다.
그의 전답은 농촌의 주요한 채종포 중 한 곳이다. 파종부터 생육관리, 수확과 선별 등은 보통농사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고를 필요로 한다. 

 그는 흑수정 찰보리를 비롯한 벼 종자까지 대략 10가지 정도를 증식하고 있다. 여러 종자를 증식하다 보니 서로 섞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종자 양이 많으면 콤바인이나 건조기 등을 청소한 후 사용할 수 있지만 종자 1~5kg을 가지고 증식을 하려면 일일이 수작업을 해야 한다. 종자연구에 대한 사명감이 없이는 쉽게 할 수 없는 일이다. 
그는 흑수정 찰보리를 2004년부터 재배하기 시작했고 종자증식은 2007년부터다. 
그리고 식량과학원으로부터 재배기술을 본격 배우고 서로의 경험 등을 나누다 보니 어느덧 이 분야의 전문가가 됐다. 

 그는 식량과학원에서 매년 흑수정 검정보리, 영백 찰보리, 한백 쌀보리, 청명 쌀보리 원종자 등을 받아 종자 증식을 한다. 보통 보리는 쌀하고 섞어 밥을 하면 2~3시간 이내에 색깔이 검어지지만 영백 찰보리와 한백 쌀보리는 48시간 동안 식감을 그대로 유지한다. 
그는 “종자가 농사의 근본이다. 그러나 너무 힘들어 가족들이 만류하지만 누군가 해야 하는 일이고 어느덧 이 일에 사명감까지 생겼다”며 “앞으로 이를 이어갈 사람도 찾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 농업 70년사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발간된 전남농업 70인 선정, 그의 나이 70에 받은 상이라 의미가 더 남다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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