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남부 유일의 호남요리학원
강진 완도 등 인근서 찾아와
서남부지역의 유일한 요리학원인 호남요리학원, 당장 내일이 조리기능사 시험이라 원생들 사이에 활기찬 긴장감이 돈다.
평소 원생 수가 한두 명에 그치는 한가한 시간대인데 이날은 온갖 요리와 조리도구들이 한가득, 원생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이들의 목표는 다음날 5일 있을 조리기능사 시험에 합격하는 것. 그동안 열심히 배운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긴장감과 함께 기대도 크다.
원생들은 요리과목을 선택한 후 2~3개월간 하루 2시간씩 해당 과목을 공부하며 조리사 시험을 준비해 왔다.
지난해 9월엔 이 학원 출신인 12살 초등학생 김한빈(해남동초)양이 한국산업인력관리공단의 한식조리사 시험에 합격해 화제를 모은 바 있지만 조리기능사 시험에 합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까다로운 필기시험은 물론 시험 당일 무작위로 출제되는 2가지 요리를 정해진 시간 내에 완벽하게 조리해야 한다. 시험은 2가지 요리이지만 무슨 요리가 나올지 몰라 10여 가지에 이른 요리를 모두 익혀야 한다. 합격률도 절반에 밑돈다. 아무리 요리에 자신이 있다고 해도 자만은 금물이다. 요리전문가들도 뚝뚝 떨어지는 게 조리기능사 시험이기 때문이다.
이에 원생들도 복습에 복습을 반복한다. 이날 복습 요리는 잔치국수와 야채튀김. 서로가 만든 요리를 맛보며 의견을 교환한다. 내일이 시험일이라 서로의 평가 속엔 격려가 가득 배여 있다. 학원생들 사이에 끼어 정성껏 꼬아 놓은 국수 가락을 조심히 맛본다. 잘 배인 양념 맛이 입안에서 맴돈다.
조리사 시험은 조미료를 전혀 쓸 수 없기에 원재료만으로 얼마나 감칠맛을 잘 내느냐 하는 것이 관건이란다.
자격증에 도전하는 이도 다양하다.
강진에서 온 김미숙(53) 씨는 간호조무사와 사회복지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지만 이번엔 한식조리사 자격증에 도전하고 있는 이다.
김 씨는 “요리학원에 다닌 후 내가 만든 요리가 맛있다는 얘기를 듣곤 한다”며 “자격증 시험에 도전하는 일에 긍지를 느끼고 요리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고 말했다.
완도읍에서 온 주은희(59) 씨는 “완도 인근에서 매운갈비찜을 주메뉴로 하는 식당을 운영하고 있는데 중식을 이용한 밑반찬을 선보이고 싶어 요리 학원을 찾게 됐다”며 “좀 더 욕심을 내 조리사 자격증에도 도전한다”고 전했다.
젊은이들의 도전도 이어지고 있다.
해남읍 구교리 유맥에서 일하는 김위지(35) 씨는 “2교대로 근무하기 때문에 짬짬이 시간을 내 요리 공부를 하고 있다. 평소 요리에 관심이 많아 전문학원을 찾게 됐다”고 말했다.
박순열 원장은 “조리사 자격증도 엄연한 국가고시로 시험이 상당히 까다롭기에 요리경력자들도 합격이 쉽지 않지만 평소 실력대로 차분히 응한다면 모두들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
3개월간 열심히 달려온 요리공부, 원생들은 좋은 결과를 다짐하며 서로를 응원하는 것으로 그날의 복습을 끝마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