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환 군수가 군수직을 상실했다. 공무원 인사순위를 조작했다는 이유에서이다.
물론 박 군수는 뇌물수수에선 무죄를 선고받았다. 여기서 눈여겨볼 것이 있다. 그동안 공무원 인사에서 가장 크게 문제가 된 것은 뇌물수수 여부였다. 뇌물만 받지 않으면 공무원 인사순위 여부는 군수의 고유권한으로 여겨져 왔다.
그런데 법원이 이에 대해 군수직을 상실할 만큼의 형량을 내렸다. 공무원들의 근무평정의 최고 책임자는 부군수이다. 그러나 이는 형식적일 뿐 실제 지자체장의 고유권한으로 여겨져 왔다.
이번 판결은 공무원 인사에 있어 군수의 권한을 철저히 제한했다는 점이다. 관례적으로 여겨왔던 지자체장의 인사권한을 법 위반이라고 판결한 것이다. 이는 부군수가 올린 근무평정 배수 안에서만 권한을 행사하라는 의미이다. 그렇다면 인사의 개량화가 더욱 요구된다. 상사들의 입김이 아닌 어느 정도 객관적인 잣대가 될 개량화 된 틀이 요구된다는 것이다.
그동안 공직사회는 일하는 공직사회를 위해 발탁인사, 능력위주의 인사를 주문해 왔다. 그러나 실제 인사는 근무연수가 우선시 된다. 지금도 인사 이후 가장 많은 논란을 일으키는 것도 팀장을 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공무원 경력이 짧은 데라는 이야기다. 공무원들 스스로 발탁인사를 요구하면서도 가장 먼저 따지는 것이 근무연수이다.
이유는 무엇일까. 개량화 된 인사틀이 없기 때문이다. 이러한 틀이 없을 때는 능력위주의 공직인사는 한계를 나타낸다. 따라서 부군수도 실과장도 근무연수를 가장 염두에 둔 인사를 하게 된다. 
유영걸 군수권한대행은 개량화 된 인사 틀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인사 틀이 만들어진다고 해서 파격적인 인사까지 이어지기는 어렵다. 파격적인 인사는 인사권자의 안목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특히 공무원 인사는 승진에 모든 목숨을 건다. 일하는 공직사회, 전문화된 공직사회를 위한 적재적소 인사는 말뿐이다. 
해남군은 근무평정과 관련해 장기 군수 공백이라는 된서리를 맞았다. 이를 조금이라도 보완하기 위해선 개량화 된 인사 틀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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