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현희(아이쿱생협 바디버든 줄이기 체험단)

 지난 3월 지인의 권유로 SBS스페셜 ‘바디버든’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시청하게 됐다.
내용은 우리가 매일 알게 모르게 흡수하는 화학물질이 상당히 많고, 이런 물질이 체내에 쌓여 다양한 질환을 일으킨다는 내용이었다. 또 다음 세대에까지 독성이 대물림이 된다고 하니 정말 놀랄 일이었다. 
내 아이에게도 평생 짊어지고 가야 할 약한 부분이 있는데 혹시 내가 노출돼 그러진 않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에 맴돌았다.
그런 시기에 아이쿱생협(자연드림)에서 바디버든 줄이기 캠페인으로 500명의 시민 참여자를 모집해 체내 유해물질의 변화를 살펴본다 하니 개인적으로 좋은 경험이 되겠다 싶어 신청을 했다. 
바디버든은 우리 몸속에 있는 유해물질의 총량을 말한다. 바디버든이 높을수록 체내에 축적된 유해 물질 또한 상당하다는 것을 뜻한다. 프로젝트를 설계한 노동환경건강연구소는 바디버든을 줄이기 위해 참가자들에게 2주 동안 가급적 외식을 줄이고, 햄과 소시지 등의 가공식품류와 육류, 포장·배달 음식, 통조림과 캔음료 등을 피하라고 권했다. 
처리·유통 과정에서 환경호르몬인 비스페놀 화합물이나 프탈레이트에 오염됐을 수 있기 때문이다. 대신 현미밥과 식이섬유가 많은 농약 없는 친환경 채소, 과일을 먹고 물을 많이 마시라고 했다. 
이날 유해화학물질이 없는 치약, 비누, 샴푸, 로션, 주방세제 등의 친환경적 생활용품을 무료로 제공받았다. 그런데 직장인이라 맨얼굴로 출근하기 꺼려 화장품을 사용하면서 설마 하는 심정으로 성분을 검색해주는 앱을 깔고 내가 사용하던 화장품 성분을 검색해보니 파라벤, 프탈레이트, 중금속이 함유돼 있어 사용을 중지하기로 했다. 
식기류도 제조과정에 들어간 프탈레이트 등이 유출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플라스틱류 밀폐용기, 실리콘 제품 등의 식기류 사용은 제한하고 유리나 사기, 스테인레스 용기를 사용하도록 권했다. 집에 있는 냉장고며 식기류를 확인해보니 절대 사용하지 말라는 3(PVC)·6(PS)으로 표시된 제품들도 있었다. 
왜 이렇게 좋지 않은 성분이 있는 것을 사용하고 있었던 것인지? 바디버든 줄이기 캠페인을 친환경 음식 먹는 것 정도로 생각했었는데 생활용품은 물론 식기류까지 우리 몸에 유해한 성분들로 만들어진 것들이 너무 많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이 캠페인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모르고 계속 사용하고 있었을 것이기에 더욱 그랬다.  
처음에는 개인적 호기심으로 참여한 캠페인으로 인해 유해물질의 노출을 줄이고 좋은 식습관으로 유해물질을 배출해서인지 바디힐링으로 매우 좋은 경험을 했고 앞으로도 이런 좋은 습관을 계속 유지시켜야겠다는 다짐도 하게 됐다. 
더 나아가 바디버든이 널리 알려지고 물품의 모든 정보가 공개돼 건강하고 안전한 제품을 선택하려는 소비자의 선택권이 존중되는 건강한 사회, 안전한 먹거리 문화가 형성돼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 아이들의 미래와 100세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우리 모두의 건강한 삶을 위해, 모든 사람들의 바디버든을 줄일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되길 희망한다. 
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가졌으면 한다. 무심코 사용하고 먹어도 안전한 그런 사회, 그런 나라이기를 바라는 것이 욕심일까? 가습기살균제 같은 생활 속 유해물질을 사회에서, 국가에서 추방시켜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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