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에서 발굴된 유물은 지역에 있어야 의미가 있다. 굳이 박물관이 아니어도, 거대한 전시관이 아니어도 지역에 유물을 전시하는 작은 공간이라도 만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역에서 발굴된 유물을 관광상품으로 만들겠다는 발상은 위험하다. 이러한 발상 때문에 거대한 건축물이 들어선다. 정작 중요한 것은 지역유물을 통해 지역사를 지역민들이 공유하는 것이다. 
슬프게도 해남지역에서 발굴된 유물들이 어디에 있는지 정작 우리는 모른다. 해남 곳곳에서 이뤄진 유적발굴 기관은 여러 곳이다. 일단 발굴작업이 완료되면 유물은 발굴 기관에서 가져가 연구작업을 완료한다. 또 파편을 이어붙이며 원형을 살리는 작업도 겸한다. 
한 지역에서 많은 유물이 쏟아진다고 해도 모두 문화재로 지정되는 것은 아니다. 그중 가치가 높거나 원형을 유지한 것은 박물관에 소장된다. 그렇지 않은 경우 발굴을 담당하는 기관의 수장고 등으로 들어간다.
그동안 해남군의 발굴은 목포대학교와 국립광주박물관, 동신대박물관, 기타 문화재 연구기관 등에서 해왔다. 이는 해남의 유물이 곳곳에 흩어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가장 심각한 것은 해남군 스스로가 해남의 유물이 어디에 있는지 알지 못한다는 것이다. 전수조사도 진행해본 적이 없다. 해남에 전시할 공간이 없다고 해도 어디에 어느 유물이 있고 어느 정도 양이 보관돼 있고 보관상태는 어떠한지에 대한 조사와 자료정리라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해남은 후기 마한시대의 대표적인 유적지이다. 마한의 최후 제국인 신미제국이 해남에 존재했을 것이란 학설도 제기되고 있다. 이러한 학설은 해남반도 전 지역에서 마한시대 유물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찌 보면 해남반도는 어느 곳을 파도 마한유적지라는 말이 나올 정도이다.
마한시대 대표적인 유물은 옹관묘이다. 옹관묘는 해남읍과 삼산, 화산, 현산, 송지 등에서 숱하게 발견되고 있다. 이중 원형이 발굴된 것은 국립광주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옥천 만의총에서 발굴된 서수형 토기는 국립나주박물관의 간판 전시물이다. 목포대박물관에 전시된 대부분의 유물은 송지 군곡리에서 출토된 유물들이다.
그래도 다행히 박물관에 전시된 유물은 한 번쯤 볼 수도 있다. 그러나 각 연구기관이나 박물관 수장고에 있는 해남 유물들은 볼 기회마저 없다.
이번 화산 석호리 도로개설공사에서 발견된 마한시대 고분군락지에서 발굴된 유물도 연구기관으로 옮겨질 것이다. 
해남군은 시설 중심의 각종 건물을 짓는 데는 열심이었지만 정작 우리의 역사를 찾는 데는 소홀했다. 
마한의 최후 제국인 신미제국이 조성했다는 해남읍 옥녀봉 토성에 대한 발굴도 서둘러야 한다.
또 해남에서 발굴된 유물을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한 논의가 필요하다. 그리고 당장 해남유물에 대한 전수조사와 함께 이를 한데 묶는 자료정리를 서둘러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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