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에겐 정작 먼 이야기가 돼 버린 황산옥매광산 광부집단수몰사건, 그러나 일제강점기 국내 동원 사건 중 가장 큰 피해 사건이다. 
118명의 광부들의 원혼을 달래고 조국의 소중함을 알자는 추모조형물 건립이 군민들의 손으로 진행된다. 20~50대 해남군민 100인은 추모조형물 건립을 위해 먼저 뭉쳤다. 
물론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으로 건립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역사는 우리가 함께 안아야 더 가치가 있고 온전히 나의 역사가 된다. 
일제강점기 위안부 할머니들을 위한 소녀상, 국민들의 손으로 조성됐다. 국민들의 손으로 조성됐기에 역사에 대한 관심이 더 뜨겁고 그들의 아픔이 나의 아픔으로 다가올 수 있다.
황산옥매광산 광부들의 죽음, 그들을 추모하는 일에 내가 나섰을 때 그들의 아픔이 나에게 오고 조국이 얼마나 소중한가도 느낄 수 있다.
황산옥매광산 광부들은 일제강점기 제주도로 강제 끌려갔다. 해방 후 고향으로 돌아오던 중 118명이 추자도 앞에서 수몰됐다. 가정형편이 어려운 후손들은 고향을 떠났다. 그들을 기억하며 지금껏 추모제를 지내온 이는 살아서 돌아온 광부들의 후손들이다. 
미안함에서, 또는 그 아픔을 함께 나누고자 하는 아름다운 동행을 해온 것이다. 매년 추모제도 십시일반 돈을 모아 진행했다. 
다행히 해남군이 올해 조례를 제정해 해남군과 유족회가 함께 합동추모제를 지내게 됐다. 
광부들이 떠난 지 72년, 늦었지만 군민들의 손으로 추모조형물을 건립한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이다. 
군민들이 건립한 추모조형물은 해남의 상징물로 자리 잡을 것이다. 해남의 상징물 중 가장 대표적인 조형물은 울돌목에 서 있는 고뇌하는 인간 이순신 동상이다. 여기에 광부들이 떠난 황산 삼호리 선착장 앞에 광부들의 조형물이 더해지고 법정스님 생가 앞에 상징적인 조형물이 더해진다면 조형물을 통한 역사스토리텔링 코스가 마련될 것이다.
우린 그동안 추모비 하면 하늘 높이 솟은 탑 모양만을 생각했다. 그리고 무조건 커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러한 탑은 공감과 느낌을 주지 못한다. 
군민들의 손으로 건립하는 추모조형물은 느낌이 있는 조형물, 광부들의 아픔과 평화를 담은 상징을 담을 것이다. 조형물에 상징성과 예술성을 동시에 담는 것이다. 
추모조형물이 건립되는 황산 삼호리 선착장은 해남군 부지이다. 이곳에 작은 역사공원이 조성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해남군민들이 추모조형물을 건립한다는 이야기가 전해지면서 서울지역에서도 후원하겠다는 이야기가 전해오고 있다. 군민 1000명이 1만원씩 후원해 건립하는 추모조형물, 역사를 함께 안으려는 아름다운 동행이다. 
많은 군민들과 사회단체들이 아름다운 동행에 함께 했으면 한다. 
함께 움직인다는 것, 그것도 나라를 잃은 이들의 아픔을 후손들이 함께 나눈다는 것은 가장 아름다운 역사 동행으로 기록될 것이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