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상금(전 서울시의원)

 아름다운 인생은 선택과 책임의 조화에 있다. 사랑과 배신, 음모와 반역, 권력과 정의 등 수많은 갈림길에서 우리는 선택하고 책임을 진다. 
그런데 선택과 책임 사이에는 본능과 이성 간의 갈등이 있다. 특히 권력과 정의의 갈림길에서는 보통사람은 대체적으로 권력을 선택한다. 설령 작은 문제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명예와 권력을 손에 넣을 수만 있다면 무시하거나 묵살한다. 그러나 본능을 쫓는 선택, 그것이 문제다.
이는 박근혜 최순실 게이트 관련 두 전직 장관의 행태에서 극명하게 나타난다. 지금 감옥에 있는 문화체육관광부 조윤선 전직 장관은 문화예술계의 블랙리스트 존재를 희미하게나마 알면서도 이를 무시하고 권력을 선택했다. 반면 유진룡 장관은 부당 지시를 거부하면서 권력에 맞서 자리까지 내놓고 싸웠다. 그래서 지금은 많은 국민에게 감동과 미덕을 선사했다. 이와 같이 올바른 선택이 인생을 아름답게 한다.
2016년도 미국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제임스 라이언 학장의 졸업식 축사가 ‘잠깐만, 뭐라고요?(wait what?)’ 라는 제목으로 최근에 출간돼 화제다. 실제 졸업식장에서 했던 연설문의 원 제목은 <인생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들>이다. 우리가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누군가로부터 부탁, 제안, 혹은 지시를 받았을 때 꼭 던져야 할 다섯 가지 질문에 관한 이야기다.
첫 질문은 언제나 “잠깐만, 뭐라고요?(wait what?)”라고 해야 한다. 이렇게 반문함으로 세상의 부조리를 파악할 수 있는 첫걸음이 된다고 했다.
두 번째는 “궁금한데 왜 그래요?(I wander why?)” 혹은 “만일 이렇게 하면 어떨지요?(I wander if?)”라고 해 궁금증에 대해 한 계단 높아진 질문을 한다.
세 번째는 “적어도 우리 이 정도는 해야 하지 않을까요?(could we at lest?)”하는 재차 반문이다.
네 번째는 누군가 나설 때까지 기다리지 말고 내가 먼저 “어떻게 도울 방법이 없나요?(How Can I help?)”라고 묻고 또 제안함으로 내용의 본질을 확실하게 파악해야 한다.
마지막 다섯 번째는 “무엇이 중요한가?(what Helly matter's?)”이다.
결론은 이상과 같은 다섯 가지를 질문하거나 혹은 반문하면서 나는 무엇을 위해 살 것인가? 또 내 삶의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확실하게 인지할 수 있다.
나는 어린 시절 집안 어른이나 선배들한테서 “사람이 잘나고 못나고 가 있느냐?”라며 사람마다 지니고 있는 능력이나 개성 혹은 인격을 별로 인정하지 않는 것을 보았다. 그러나 사람됨은 자리가 아니라 행위가 규정하고 행동이 보증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우리는 조윤선 유진룡 두 전직 장관의 뒤바뀐 처지를 ‘운명의 장난’이라고 함부로 말하지 말자. 전직 조윤선 장관도 대통령에게 다섯 가지 중요한 질문을 던졌다면 아마 지금처럼 감옥에 들어갈 일은 없었을 것이다. 아름다운 인생은 아름다운 선택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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