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연호(해남행정동우회 회장)

 해남은 한반도 최남단 땅끝이라는 절대 가치의 지리적 자원을 갖고 있다
국민 모두가 가보고 싶은 곳 1위로 꼽을 정도였으니 그 명성은 가히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왜 땅끝일까. 그리고 왜 그리도 가보고 싶은 곳일까.
땅끝, 왠지 태고의 순결함이 서려 있을 법 한곳. 그곳에 가면 끝과 시작의 기를 받을 수 있을 것 같은 신비스런 기대감. 그리고 홀로 끝없이 사색하고 싶은 곳, 대저 저마다 이런저런 사연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근래 우리 땅끝의 위상이 흔들리고 있다. 요 몇 년 사이 가보고 싶은 곳 100선에도 들지 못한 실망스러운 소식이다.(2016.10 한국 관광공사 발표 105위) 땅끝은 추락하는가? 무릇 떨어지는 것엔 날개가 있다는 말처럼 국민들의 뇌리에서 멀어지는 대엔 분명 그 원인이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그 원인은 무엇일까. 우선 가장 큰 이유는 모처럼 멀리 찾아갔지만 기대와는 달리 그 신비감이나 조용히 사색할 수 있는 그런 분위기도 아니라는 것일 게다. 아울러 물가 문제도 한몫했을 것이다. 사실 우리 땅끝은 수도권을 기준으로 볼 때 접근성이 많이 떨어지고 공간 또한 넉넉하지 않다. 
그런 데다 땅끝마을 또한 조그마한 어항인대 그마저도 음식. 숙박업 등 상업시설로 꽉 차 있어 조용하고 고즈넉한 휴식을 취할 수도 없다. 한마디로 비좁고 북적대고 그저 그런 상가들만 즐비한 이곳에서 무엇을 얻어 갈 수 있겠는가. 거기에다 물가마저 비싸다고 소문이 나 있으니 어느 관광객이 다시 찾거나 주변에 권하겠는가. 우리나라 관광 트랜드 중에 입소문은 무섭다. 한번 오르내리면 걷잡을 수 없는 것이 우리 관광업의 특징이다. 
그렇다면 세계의 유수 땅끝들은 어떠할까. 아르헨티나의 우수아이아, 세계의 땅끝으로 불리는 이곳은 오래전 중범죄자들을 가두는 형무소가 들어섰는데 그 가운데 철도가 포함돼 있었다고 한다. 과거의 유형시설과 녹슨 철길은 오늘날 우수아이아의 주요 관광자원으로 탈바꿈된 것이다. 세게 최남단의 철도라는 이미지에 옛 증기기관차의 정취를 결합시켜 유명한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이곳 또한 6만여 명이나 사는 항구도시지만 드넓은 바다와 해안선을 끼고 있어 확 트인 감을 주고 있다. 그 외 세계 대륙별 10여 개의 땅끝들도 대부분 상업시설 없이 원형을 잘 보존하고 있다. 이처럼 세계의 땅끝들은 기본적으로 땅끝 자체의 원형보존을 모토로 그곳을 찾는 관광객들에게 신비스런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제 우리 땅끝도 최대한 원형 복원을 모토로 아주 새롭고 큰 버전으로 다시 설계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우선 “가고는 싶지만 워낙 멀다”는 어느 자동차(연비) 광고 출연자의 멘트처럼 접근성 문제부터 획기적으로 풀어야 한다. 근래에 땅끝을 경유하는 제주 해저터널 구상이 회자되고 있지만 이에 앞서 그동안 지지부진한 남해안 일주도로의 조기 매듭과 함께 땅끝 공항건설 추진을 제안한다. 작은 공항 건설은 최근 신안 흑산공항 추진으로 관심을 사고 있는데 국제적 관광지로 키울 수 있는 땅끝 공항이야말로 지역을 넘어 정부 차원에서도 그 가치와 필요성이 충분하다고 본다. 
관련하여 땅끝을 자연공원법에 의한 국립공원으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의 땅끝은 1986년도에 국민관광지로 지정 개발되고 있지만 시설구역이 절대 부족해 대형 개발 사업을 할 수가 없다. 
아울러 자연공원(국립공원)이 되면 두륜산도립공원처럼 별도의 시설지구를 만들어 현재의 마을 상가들을 이전시키고 그 자리는 원래의 작은 항구로 복원시켜 이곳을 사색과 낭만의 공간으로 꾸며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 시설지구 또한 일정한 집단적 형태보다 넓고 긴 해안선을 낀 자연 속의 시설지구를 만들고 곳곳에 캠핑장 등을 갖춘 미래형 시설을 갖춰야 할 것이다. 아울러 사구미 해수욕장의 대대적 개발도 필요하다.
겸하여 근원적 문제를 도외시한 채 땜질 처방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음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모쪼록 군과 의회 그리고 지역 국회의원의 큰 관심과 우리 모두의 발상의 대전환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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