땅끝순례문학관이 3년 넘게 표류 중이다.
해남군의 시설중심의 관광정책이 낳은 표본이 된 셈이다. 시설중심 관광정책으로 된서리를 맞은 해남군은 더 이상의 건물은 짓지 않겠다는 의지를 가지고 있다. 그러나 현재 유휴공간으로 남아있는 빈 건물에 대한 사용처를 찾아야 하는 과제 또한 안고 있다.
67억원이 투입된 땅끝순례문학관은 하자보수 문제로 시공업체와 소송 중이다. 문제는 비어있는 시간만큼 훼손도 심각해지고 있다는 사실이다.
또 땅끝순례문학관 옆에 있는 한옥 건물인 백년제도 비어 있는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땅끝순례문학관과 연계해 사용할 계획도 내놓고 있지만 그게 언제쯤 될지 답답하다.
해남군은 최근 들어 땅끝조각공원 내 ‘ㄱ미술관’과 녹우당 내에 있는 충헌각 등을 미술전시 공간으로 활용하고 있다. 문제는 한시적 전시회라는 것이다. 1년 내내 다양하고 실험적인 전시공간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또 북평면 남창에는 조선시대 해월루를 복원한 한옥이 있다. 역시 활용도가 없다. 해월루는 조선시대 제주도로 떠나는 선비나 사신들이 머물며 배를 기다렸던 공간이다. 추사도 거쳐 간 공간이다. 
이 공간도 활용도를 찾아야 한다. 
특히 땅끝순례문학관 개관을 서둘러야 한다. 해남군은 하자감정결과를 보고 보수하겠다는 입장이다. 소송은 소송으로 진행하고 보수공사를 진행해야 한다. 시간이 지날수록 하자 공사비용은 더 추가된다. 
장흥이 소설의 고장이라면 해남은 시인의 고장이다. 윤선도를 비롯해 김남주 고정희 이동주 등 과거와 현대를 아울러 가장 많은 걸출한 시인들을 배출한 고장이다. 그러한 시인의 고장임을 알리기 위해 땅끝순례문학관을 지었다. 
건물보수와 함께 활용방안에 대한 준비도 해야 한다. 단순히 향토문학관 정도로 운영하려면 건물의 용도를 바꿔야 한다.
일단 해남군이 시설중심의 관광정책을 지양하겠다는 것은 환영할 일이다. 요즘은 시설이 아닌 그 지역의 정체성이 담긴 트렌드가 강세이다. 땅끝순례문학관을 당장 개관해야 한다. 군비를 들여서라도 보수공사를 시행하고 운영 프로그램을 준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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