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평면 출신 태권도 사범 정선채씨
독일 베를린에서 40년째 후학 양성

 

▲ 북평면 출신인 정선채씨는 40여년 째 독일 베를린에서 태권도 사범을 하고 있다.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에서 50여 년 동안 태권도를 보급하고 있는 북평 출신 정선채 씨가 제22회 땅끝배 태권도품새‧겨루기대회 참석 차 해남을 찾았다.
그가 지도하는 학생들을 대동하고 해남을 찾은 것은 올해로 3번째이다. 그는 경기가 없는 해에도 연수차 자주 해남에 들른다. 
그는 현재 독일 베를린에서 스포츠슐레 ‘정’이라는 도장을 운영하고 있다. 그를 먼 독일 땅에서 이곳 해남까지 오게 하는 힘은 애향심이다. 
정 씨가 고향을 떠난 지도 50년이 넘었다. 고향에 대한 애정이 식을 만도 한 세월이건만 정 씨는 10여 년 전부터 남도를 방문한다. 
한번 찾아오면 대략 800만 원의 경비가 들어가지만 독일 태권도 학생들을 데리고 방문하는 것은 해남이 어릴 적 추억이 아로새긴 정겹고도 그리운 곳이기 때문이다. 
10~20년 전만 해도 첫사랑의 열병처럼 그리워했던 고향, 이젠 북평면에 있는 부모님 산소에 가도 아는 사람, 친구들이 없다 보니 서먹하다. 그래서 4~5년 전 옛 친구들에게 혹여 연락이 올까 싶어 방송 인터뷰에도 응했다. 그런 그의 바람이 이뤄졌는지 옛 친구가 방송을 보고 연락을 해왔다고 한다. 
그런 그에게 인터뷰를 요청하자 흔쾌히 반긴다. 이번 인터뷰로 혹 아는 지인이나 친구에게 연락이 올 수 있다는 기대에서이다. 
정 씨는 8~9살 때부터 형을 따라 태권도를 배웠다. 그는 북평면에서 중학교를 나오고 광주에서 고등학교를, 서울에서 대학을 나왔다. 대학생 때에는 형이 하는 체육관인 서울삼성교회에서 태권도 사범생활을 2년간 했다. 
군 제대 후인 74년도에 파독광부 모집을 보고 무작정 독일로 떠났다. 독일에서 일하면서 틈틈이 한인행사 때 태권도 시범을 보였는데 그게 스페인까지 소문이 나 태권도 사범으로 초청되기도 했다.
스페인에서 6년간 활동하다 독일 베를린으로 다시 돌아왔다. 독일은 그에게 고향과도 같다. 무려 40여 년이 넘은 세월을 보낸 곳이고 세월의 흐름만큼 이젠 의사소통도, 사고방식도 독일인처럼 변했다. 그럼에도 그는 고향인 남도의 언어를 잊지 않고 있다. 오랜 세월을 떨어져 보냈건만 그의 고향에 대한 정은 각별하다.
처음에는 형을 따라 다니면서 호신용으로 태권도를 배웠는데 오래 하다 보니 태권도에 도가 있음도 알게 됐다. 
그는 “운동하는 사람으로서 가야 할 길을 가다 보면 선이라는 게 나온다. 태권도, 유도, 가라테 등의 운동에 도가 깃들어 있는데 이 도라는 것을 인제 와서 조금씩 느끼고 있다”며 “처음에는 먹고 살기 위해 한 운동인데 지금은 태권도의 도에 흠뻑 빠져있다”고 말했다. 
옛날에는 태권도 사범으로 돈을 꽤 벌었다고 한다. 그때는 그때대로 좋았지만 지금은 후학양성을 하며 학생들이 성장하는 모습을 보며 보람을 느낀다. 
그의 제자 중에는 할리우드로 날아가 영화배우가 된 경우도 있고 세르비아 국가대표 선수로 활약하는 이도 있다. 또 독일의 각종 대회에서 숱한 메달을 획득한 제자들도 많다. 사회지도층에 있는 사람들이 태권도를 배우러 오고 태극기를 보고 경례를 할 때 가슴이 뭉클해지며 자부심을 느낀다고 한다.
그는 대사관이나 국가기술원에서 국위선양과 태권도 보급이라는 이유로 상을 받기도 했다. 
정 씨는 “자신의 꿈이 있다면 주위에서 비웃어도 개의치 말고 넘어지더라도 다시 일어서 끝까지 하면 목적지까지 가까이 갈 수 있다”며 “부모의 욕심에 관여치 말고 자기 인생은 자기가 개척하는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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