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영신(해남군청소년복지상담센터 소장)

오늘 118분 그대들
우리의 가슴 깊이 새겨 담습니다.
이제 그대들과 우린 함께입니다.

당신들을 내 가슴에, 우리의 가슴에 온전히 담는데 72년 
어둡고 추운, 깊은 바다를 떠돌았을 당신들의 혼
그대들의 지친 혼이 돌아와 깃들
여기 이 탑을 쌓는데 72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외로우셨지요. 그리운 고향 정말 보고 싶었지요.
미안합니다. 죄송합니다.

그대들의 죽음은 그대들만의 일이 아니지요. 
그대 가족들만의 일도 결코 아니지요. 
힘없는 민족이 안아야 할 아픔이었지요.
당신들을 기억의 저편에 묻으려 했던
우리들이 72년 만에 당신들을 불러냈습니다.
당신들이 땀 흘리며 살았고 지키려 했던
해남, 이 땅에 사는 1300여 명이 당신들을 불러냈습니다.
함께 하겠다고 당신들을 잊지 않겠다고.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했습니다.
당신들의 아픔과 분노 그것을 잊는다면 우리에게도 미래가 없겠지요.
당신들의 피땀에 젖은 이야기를 기억하며
지혜롭게 이 땅을 지키며 평화롭게 가꾸겠습니다.

돌 하나 탑에 올리듯 따뜻한 주머니 속에서 나온 작은 일 만원,
오늘은 일 만원의 기적이 모인 자리입니다.
당신들을 기리는 이 탑은 
118분의 그대들과 나와 우리가 함께함을 의미합니다.
당신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고
당신이 꿈꾸던 세상이 나의 꿈임을 의미합니다.

고향이 보이시지요. 당신의 후손들이 보이시지요.
당신들이 떠난 지 72년, 
오늘, 지금 우리들을 흠뻑 적시는 
이 비로 돌아오셨나요.
이곳은 당신들이 마지막 고향을 떠난 곳이지요.
이제는 우리의 지나온 역사를 기억하고
우리 미래의 길을 묻는 역사적인 곳이 됐습니다.

황산 옥매광산 광부 118분이여, 8만 해남군민이여
온전히 만난 우리들 
이제 잡은 손 놓지 않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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