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여름 폭염과 가뭄, 장마. 여름이면 늘상 있는 일이지만 올해는 유난했다. 하지만 어김없이 찾아와 조석으로 불어주는 서늘한 바람이 고맙다. 아직도 작렬하는 햇살로 온갖 과실과 벼를 영글게 하는 햇볕 또한 고맙다.
우리도 그 기다림의 길목에 서 있다. 하루하루 일상에서 힘들고 지칠 때가 얼마나 많은가! 다가오는 추석엔 기다림을 채움으로 삼았으면 한다. 자녀들은 벌초하러 다녀갔고 연로하신 어른들은 벌써부터 “저 달이 지고 새로 떠 둥근달이 되면 추석이여” 하신다.
누구 한 사람 넘나드는 이 없이 홀로 지내시는 독거노인들의 외로움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것이다.
그나마 방문요양서비스를 받으시는 어르신들은 유일하게 요양보호사들을 아들딸처럼 반갑게 맞이하신다. 명절이 되면 골목어귀에서 목이 빠지게 기다리신다. 
교통이 조금 불편하더라도 환경이 여의치 않더라도 올 추석은 긴 연휴이니 꼭 부모님과 형제자매들이 모여 타는 목마름을 그리움으로 채웠으면 한다. 
사는 게 별것인가. 이게 행복이고 참 평안하다고 말할 수 있는 추석을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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