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자(편집국장)

 

 작은 영화관 해남 어디에 들어서야 하나. 부지선정을 놓고 해남군의회 의원들 간의 의견이 갈리면서 정부지원 예산은 반납됐다. 
문제는 의원들 간의 갈린 입장이 아니라 군수의 부재가 더 큰 원인이었다. 군수 부재 후 영화관 부지는 표류했고 최종 결정 시 의견이 갈렸다.
어떤 사안이든 다양한 의견은 존재한다. 그러나 이를 풀 센터가 없으면 갈등은 갈등으로 끝이 난다. 
영화는 우리문화의 중심이 됐다. 그렇다면 작은영화관은 문화욕구만 해소하는 공간일까. 
선진국을 비롯한 한국의 각 지자체들의 관심은 원도심의 회복이다. 그동안 각 도시는 확장지향 주의였다. 확장 지향적 도시는 상업이 우선이었다. 그 결과 수백년의 역사와 문화가 녹아있는 원도심은 공동화가 일어났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다. 이러한 인간 본연의 성향이 마을을 만든다. 마을은 수천년의 세월 동안 스스로 문화와 역사를 만들고 자신들만의 독특한 정체성을 만들어낸다. 

 따라서 원도심을 재생하려는 시도는 단순히 그 속에 있는 상가를 살리는 것을 넘어선다. 수백년 동안 쌓인 그 도시의 역사와 문화의 재생운동이며 그 도시를 구성하는 사람들의 혼의 재생을 의미한다. 
작은영화관은 문화욕구를 충족하는 것을 넘어 해남읍의 원도심을 살리고 이로 인해 문화의 거리, 젊음과 노년들이 공생하는 거리, 사람이 보고 싶어 나오고 싶고 걷고 싶은 거리문화로까지 확장할 수 있는 광역의 개념으로 바라봐야 한다. 
현대화 사업이 진행되는 매일시장과 작은영화관의 결합을 주장한다. 해남군도 재래시장을 살리기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또 농협군지부 인근 거리를 문화의 거리로 만들기 위해 디자인거리로 조성하고 매주 1회 버스킹 공연을 지원하고 있다. 

 언제부턴가 자동차가 중심된 사회에 우린 살고 있다. 그러나 자동차는 도착해야 하는 목표의식만 있다. 이와 달리 인간의 두발은 주변을 찬찬히 둘러보고 앞의 사람들 바라볼 여유를 준다. 걷는 거리는 상가도 활성화된다. 걷는 거리는 스스로 재생활동을 거듭해 사람들을 불러들이고 불러온 사람들은 거리에 문화를 넣는다. 세계 도시 어디를 가나 걷는 골목길에는 다양한 문화가 있고 또 그 문화를 보기 위한 사람들의 발길로 이어진다. 이어지는 발길은 그 거리에 또 다른 문화를 만들어낸다. 재미있게도 사람이 몰리는 거리는 문화예술도 발달한다.

 요즘 건물을 지을 때 가장 고려하는 것이 주차난이다. 그러나 자동차는 갈수록 늘어난다. 따라서 주차난은 한 도시의 영원한 숙제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자동차가 아닌 사람이 걷는 길, 그것도 사람들이 떼 지어 다니는 거리가 해남에도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람이 있는 거리는 활기가 있고 지역의 문화예술도 함께 발전한다. 사람들은 그러한 문화를 보기 위해 또다시 거리로 나오고 문화예술인들은 더 나은 작품과 공연을 위해 준비한다. 
작은영화관, 문화를 향유하는 하나의 공간이다는 시선을 넘어 해남에 다양한 시너지, 확장형의 문화로 바라봤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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