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기획자 천우연 「세계예술마을로 떠나다」
멕시코 전통예술·미황사 설화 엮은 동화도 담겨

▲ 송지면 출신 문화예술기획자 천우연 작가는 450일 여행에서 만난 세계 곳곳의 예술마을과 축제, 예술가의 모습을 담은 『세계 예술마을로 떠나다』 책을 출간했다.

 송지면 출신 문화예술기획자 천우연(35) 씨는 450일 힐링과 성장을 담은 여행서『세계 예술마을로 떠나다』책을 출간했다. 책 출간 후 천 씨는 여러 매체에 소개됐고 그녀가 발간한 책엔 멕시코 전통예술과 미황사 창건설화가 결합된 세상에 하나뿐인 동화책 이야기도 있다. 
천우연 씨는 문화예술기획자 10년 생활 중 3년은 뮤지컬, 어린이 전시 등과 같은 무대 공연을 기획했고 나머지 7년은 공공기관의 입찰 공고를 따기 위한 기획서 쓰는 일을 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르자 예전의 축제 현장에서 느꼈던 떨림의 심장이 그저 제안서를 쓰며 허비한 시간에 대해 보상받는다는 느낌 외에는 의미가 없었다.

 진짜 천우연 다운 것을 찾기 위해 선택한 것이 여행이었다. 2015년 회사에 사표를 내고 1년 4개월 동안 해외여행을 갔다. 스코틀랜드, 덴마크, 미국, 멕시코의 ‘예술 마을’을 찾았다. 여행을 하면서 “브레이버 위 개럴! (스코틀랜드 사투리로 ‘용감하고 작은 소녀’라는 뜻), “우 에르난데스”(천우연의 ‘우’자와 멕시코 여성들의 흔한 이름 에르난데스의 합성)라는 이름도 얻었다. 기획자나 예술마을 주민의 도움으로 숙식을 해결하며 그곳 주민들과 함께 크고 작은 축제를 기획하고 즐겼던 것을『세계 예술마을로 떠나다』는 책으로 출간했다. 

 그녀의 마지막 여행지인 멕시코, ‘우연’이라는 그녀의 이름같이 찾아간 곳이었다. 그곳에서 뜻밖에 원주민 수공예품 중 나무껍질로 만든 전통공예를 만났다.  
알레브리헤의 정교한 문양,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장인들이 쏟아부은 정성과 그것을 만드는 것을 천직으로 받아들이고 사는 부족민들의 책임감은 어디서 오는지도 궁금했다.
그녀는 그곳에서 장인들에게 알레브리헤를 만드는 법을 배우면서 한편으로 이들과 어린이 동화책을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이곳에서 친구가 되어 지내면 안 될까요?” 당차기도 한 말에 “무이, 무이, 무이 비엔!”(아주, 아주, 아주 좋아요!)였다.  

 알레브리헤 목각 인형은 동물과 자연현상을 혼합한 형태가 주를 이뤘다. 문득 땅끝마을 미황사가 떠올랐다. 회사를 그만두고 여행을 떠날 거라고 말했을 때, “아따, 머리 아퍼불구마 이” 라고 말한 아빠의 음성과 엄마의 손길이 머무른 고향이기도 했다.
알레브리헤의 목각인형과 미황사 창건 신화는 묘하게 겹쳤다. 완성되었을 때 환상적이었다. 그것은 비단 결과물인 동화책이 만들어져서가 아니다. 서로 다른 민족, 서로 다른 말을 사용하는 사람이 만나 무엇인가를 해냈다는 성취와 더불어 사람들의 삶을 이해하는 과정이 환상적이었다. 

 여행을 마치고, 책을 출간하고, 여러 매체와 인터뷰를 했다. 해남에 내려가 살고 싶다는 말도 했다. 
그녀는 해남에서 공간에 대해 이해하고 싶고, 사람에 대해 깊게 이해하고 사귀고 싶다고 말한다. 문화예술기획자인 그녀는 고구마가 많이 난다고 해서 고구마 축제를 하자는 것은 무책임하다. 공간에 대한 이해 사람에 대한 이해가 먼저란다. 또 해남에서 ‘생태적인 삶, 배우는 삶, 나의 노동이 좋은 사회로 가는 길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는 삶, 전통과 함께하는 삶’을 그린다. 
덴마크에서 빛의 밤 축제를 함께 하며 사귀었던 예순다섯 레이스, 일흔인 베릿처럼, 어떻게 사는 것이 가장 행복한지 고민하는 것이 가장 큰 고민이 될 수 있다는 미완성의 문화예술기획자가 되고 싶어 한다. 지역 주민들과 일상을 부둥켜안으며 언제나 변화 가능성의 여지를 남겨두는, 사람 중심의 축제 무대에서 인생을 여행하며 성장 하고 싶단다.

김성훈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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