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일주류 김민준씨

▲ 수원에서 유소년 축구 코치로 활동하다 고향으로 돌아와 주류유통업에 종사하고 있는 김민준씨는 1차 산업인 농업과 어업이 부흥해야 서비스업도 활기를 띈다고 말했다.

 30대, 그러나 해남경기 침체를 그 누구보다 절실하게 체감하는 그다.
옥천농공단지에 위치한 해일주류에서 일하는 김민준(34) 씨, 해남경제의 풍요, 반대로 경기침체를 실제 경험할 수 있는 직업이다.  
그는 아침 8시30분에서 저녁 5시까지 해남군내 마트와 식당 등에 주류를 배달하고, 새로운 고객을 확보하는 영업을 한다. 

 소주, 맥주, 양주, 막걸리, 와인 등 주류 유통업을 하고 있는 그는 해남에서 주류유통업을 하는 곳은 6곳이 있다고 한다. 시장이 좁은 만큼 경쟁이 치열하단다. 
그는 해남의 급격한 인구 감소가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지금 당장에는 문제가 없어 보이지만 앞으로 10년 후가 걱정이란다. 그는 회사는 비전을 가져야 하고 그 비전을 갖기 위해선 주류 판매량이 많아야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그런데 지금의 시장은 기존의 고객을 빼앗는, 제 살 깎기 경쟁이라며 인구가 많아야 시장도 넓어지고 실험적, 독창적 경영도 시도하는데 좁은 시장에서는 수비적 자세로 운영할 수밖에 없다고 한다. 

 또 해남의 주류시장은 농번기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다고 했다. 농사일이 분주할 때 덩달아 주류 판매량도 감소한다고 말했다. 반면 연말이면 주류 업계가 숨 쉴 틈 없이 분주해야 정상이라고 했다. 그러나 최근 배추값 하락이 주류판매 감소로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또한, 해남에 대규모 아파트 공사로 타 지역 근로자들의 유입에 따른 주류 판매량도 오를 것으로 기대했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고 했다. 특히 이번 10월과 11월은 예년과 다르게 힘들었다고 회고했다. 
“주류업계는 대부분의 산업과 연계돼 있어요. 경제가 어려우면 당장 사람들이 끊는 것이 술이잖아요. 장사가 안돼 폐점하는 식당도 많이 봤어요. 월세는 높고 손님은 없으니 식당 주인으로서는 어쩔 수 없는 순서를 밟는 것이겠죠.”

 그는 해남의 1차 산업인 농업과 어업이 부흥해야 서비스업인 식당 등이 잘될 수 있다고 말한다. 식당이 잘되면 유통업도 활기를 되찾을 수 있기 때문이다. 또 그는 거래처와는 유대관계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주류를 잘못 배송하거나 배달시간을 어기는 일이 없도록 꼼꼼히 확인하는 등 성실함을 강조한다.
해남 사람 모두가 잘 살아야 덩달아 자신도 잘 살 수 있다고 밝힌 그는 공동체는 유기적으로 연결돼 있기 때문에 주류유통업 자체만 성장할 수 없다고 말한다. 그는 해남에서 중·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경희대 체육학과를 졸업했다. 수원에서 유소년들 500여 명을 대상으로 축구 코치를 하던 그였다. 그러나 돌연 아버지의 작고(作故)로 인해, 꿈꾸던 축구 감독을 내려놓고 고향으로 내려왔다. 
꿈에 관한 갈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고향으로 돌아와 생활한 6년은 지역의 경제를 이해하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고 했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