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자(편집국장)

 이놈의 돈, 길거리에 쫙 뿌려버릴 수도 없고, 해남군이 남아도는 돈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또 기껏 고민하라고 하면 주민들의 직접적인 삶과 무관한 토목공사이다. 
해남군은 지난해도 1200억원의 돈이 남아 어디 돈 쓸 데 없나 하고 찾아 나섰는데 올핸 전년에 비해 더 많은 돈이 남아버렸다.
돈이 남아도는 데도 쓸 곳을 찾지 못하는 해남군의 난맥상은 군수 공백에서 찾을 수 있다. 이는 내년 6월 지방선거를 통해 군수가 나와야 어느 정도 해결될 수 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그 전에 해남군의 예산편성에 대한 사고전환이 필요하다. 
이젠 토목공사에서 벗어나 주민들의 삶의 질을 높일 직접적인 예산지원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것이다. 

 지역아동센터 종사자들, 열악한 조건에서 일을 하고 있다. 이들의 처우를 개선해야 한다는 이야기는 끝없이 제기되지만 변화가 없다. 
문재인 정부 들어 최저임금을 높이고 비정규직을 정규화하겠다는 정책은 국민 개개인의 삶의 질을 높이겠다는 의미이다. 또 부가 균등하게 흘러야 소비도 늘고 덩달아 경제가 산다는 의미이다. 일자리를 늘리겠다고 공장유치 등에 노력했지만 과연 성과가 있었는가. 현재 해남 곳곳에서 종사하는 이들의 삶을 들여다 봐야 한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직접적으로 돌아갈 수 있는 정책과 예산을 펴야 한다. 
해남에 청년들의 삶도 들여다보자. 해남에 정착하려는 청년들은 부모가 성공한 경우 그 사업을 잇기 위한 이들이 많다. 그러나 그 수는 한정돼 있다. 청년들을 위한 창업자금과 주택 문제 해결 등을 들여다 봐야 한다. 임대주택 문제는 정부만이 풀어야 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이다.

 청년 일자리가 과연 해남엔 없을까. 청년들을 대상으로 지역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물어본다면? 꼭 관공서나 회사 등에서만 일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닐 것이다, 그들의 재능이 지역에 투자할 가치가 있다면 사업에 따른 예산지원이 가능하다고 본다. 
또 복지예산 중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폭이 늘어나야 한다. 단순 시설건립이 아닌 어린이와 청소년들을 위한 프로그램 개발 및 이에 종사할 이들에 대한 모집과 지원도 가능하다고 본다.
문화가 다양화되면서 지역예술인도 늘고 있다. 그러나 문예진흥기금만으론 지원 폭이 너무 적다. 또 문예진흥기금은 문화예술 등을 직업으로 삼은 이들에겐 직접적인 지원예산이 아니다.  이들의 재능이 지역민들에게 그대로 녹여지고 이어지는 예술창업을 고민해볼 필요가 있고 그러한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는 이들에 대한 직접적인 투자가 돼야한다.  
해남은 매년 1000여 명의 군민들이 지역을 떠난다. 전출인력을 막을 수 있는 길도 주민들에게 대한 직접적인 투자이다.  

 해남군의 예산편성은 전적으로 공무원들의 손에 의해 결정 난다. 예산편성 과정에 주민들을 참여시키지만 요식행위에 그친다. 주민들의 삶속으로 들어가 그들에게 무엇이 필요한지, 그들에게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한지를 들여다보고 이를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해남군이 그동안 보여준 예산지원은 보조사업이나 사업시설 투자 비율이 너무 높았다. 그러나 민간보조사업은 몇몇 군민에 그치고 시설투자는 군민들의 삶의 질과는 동떨어진다. 
농로포장이나 안길포장 등에 대한 예산보단 농민 개개인에게 돌아갈 예산편성이 필요하다. 
내년 해남군예산편성을 보면 관례적으로 편성하는 부분이 너무 많다. 또 새로운 시책개발이 부족하다는 비판에는 대규모 프로젝트, 토목공사만을 고민한다. 이러한 고민은 용역남발을 불러온다.
 해남군은 새로운 신규사업을 위한 용역발주에 나서고 있다. 예산이 남아돌자 어디에 써야 할지를 용역으로 풀겠다는 사고이다. 
용역이란 정말로 전문적인 부분이 필요할 때 발주하는 것이다. 그런데 너무도 용역남발이다.
고민의 틀을 주민들의 삶에 직접적으로 지원되는 예산으로 돌려보자는 것이다. 또 이러한 예산편성은 공무원들만의 사고로는 한계에 부딪힌다. 주민 속으로 들어가 예산을 편성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산편성에서부터 달라져야 지방분권시대를 건강히 맞이할 수 있다. 해남군 총예산 중 해남군이 자체 사용할 수 있는 예산은 20%에 그친다. 그런데 그 20%마저 사용할 줄 모르는 해남군인데 지방분권시대 들어 예산 100%를 알아서 써라 한다면, 앞이 더 막막하다. 예산편성 자세 그것에서부터 지방분권은 준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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