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영자(편집국장)

 혜성처럼 나타난 정치인, 서울시장 선거 후보에서 대선후보, 그리고 양보와 사퇴, 무소속으로 국회의원 배지를 달더니 2014년 새정치연합 창당 그리고 얼마 안 돼 민주당과의 통합으로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가 되고 또 탈당, 국민의당 창당으로 대선후보, 대선 참패 후 창당 2년도 안 된 국민의당을 깨면서까지 바른정당과 합당추진. 한국정치사에 이렇게 짧은 기간에 세상을 떠들썩하게 그것도 당의 창당과 탈당 등을 거듭해온 정치인이 있을까. 
한국의 정치사는 남북 분단으로 인한 이념적 대립, 지역주의를 바탕으로 한 정치사이다. 
한때 김대중과 김영삼, 김종필 시대가 있었다. 그러나 그것은 호남과 영남, 충청도를 바탕으로 한 지역주의가 낳은 구도였지 엄밀히 따지면 진보와 보수 구도였다. 
다만 박근혜 정부의 국정농단으로 힘의 균형이 진보로 쏠리고 있지만 넓은 틀에선 보수와 진보의 이념은 그대로 관통된다. 

 분명한 이념도 없고 지역을 바탕으로 하지도 않는 애매한 중도가 성공할 수 있을까. 
물론 이야기는 된다. 보수와 진보라는 획일적인 구도가 아닌 중도, 지역주의를 타파한 전국정당을 표방한다는 주장, 그런데 남북으로 분단된 한국에서 그것도 보수정당이 50년 가까이 지배해온 한국정치에서 중도가 들어설 공간이 있을까. 
또 지금의 문재인 정부를 진보라는 이념으로만 국한시키기에도 어렵다. 문재인 정부는 촛불민심이 탄생시킨 정권이다. 부의 분배와 적폐로 대별되는 각종 병폐를 바로잡고 남북문제를 풀어야 하는 문제를 진보라는 단어만으로 한정할 수는 없다. 이는 이념이 아닌 시대의 소명이다.
정치는 인간이 가지고 있는 모든 감정과 사상 등이 얽히는 공간이다. 이성보다는 감성의 영역이다. 하루아침에 스타정치인이 되고 하루아침에 추락하는 것은 감성에 대한 공감능력 때문이다. 

 안철수 대표는 호남의 지지로 국민의당을 창당했고 제3당으로 국회에 입성했다. 그러나 지금 호남의 민심을 잃었다. 호남 민심이 떠난 지금, 그가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전국을 기반으로 한 정당이다. 그런데 한 번쯤 호남의 민심이 왜 떠났는 지 생각은 해봐야 되지 않을까.  
비록 무죄선고가 났지만 리베이트 사건, 대선과정에서의 제보조작사건, 박주원 전 최고의원의 김대중 비자금 폭로 파동 등은 모두 그가 데려온 사람들이 일으킨 일이다. 
이러한 사건이 터질 때마다 한참이나 뜸을 들인 후 대국민 사과, 사과의 내용보단 정치인 안철수의 대인관계, 인재풀 영입의 민낯을 드려다 본 것이다.

 또 민주당을 탈당할 때 그의 탈당명분은 문재인의 패권정치였다. 이때는 통했다. 그런데 대선과정에서도 문재인, 지금도 문재인 사사건건 문재인이다. 그것은 문재인 정부가 실패했을 때 통하는 논리이다. 인사청문회에서도 국정감사와 예산 투쟁에서도 국민의당의 존재감이 우선이었지 국민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공감하려 하지 않았다. 
바른정당과의 통합과정에서 호남의원들의 반발이 거세다. 신당창당도 불사하겠다고 배수진도 쳤다. 
호남 정치인들이 가는 길마다 징징거리며 반대한다고 제발 이 기회에 결별했으면 하는 바람도 있을 것이다. 국민의당은 깨지게 생겼고 민주당에서도 반길 일 없는 호남의원들은 길을 잃어버린 모양새다. 

 그러나 전국정당을 표방하며 나 살겠다고 나선 안철수 대표가 가는 길도 결코 꽃길은 아니다. 
국민의당을 지지해 준 호남의 민심을 단순 지역주의 구도, 호남의 민심정도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안철수 대표의 시대감각을 상실한 정치개혁 운운 여망에 꽃을 뿌려줄 국민들은 과연 얼마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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