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박물관, 듣기만 해도 딱딱하고 고루하다. 아이들도 부모들의 성화 때문에 방문할 뿐이다. 각종 설명문과 유물 이름도 고루하다. 전공자가 아니면 알 수 없는 단어의 나열. 의사가 진단내용이라며 써 내려가는 영어단어만큼이나 어지럽다. 
해남에 역사박물관 또는 전시관이 있어야 한다는 여론이 일지 않는 이유이기도 하다. 
역사가 들어간 이름은 나의 삶과 무관한, 재미없는 공간으로 여기기 때문이다.
눈으로만 보는 박물관을 탈피하기 위한 노력도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각종 체험시설과 각종 대회 등 박물관을 체험공간, 문화공간 등으로 확장시키는 노력이 그것이다. 
여기에 상상의 역사박물관을 해남에 짓는다면? 물론 당시의 생활상을 알 수 있는 전시공간은 필요하다. 이러한 전시공간은 클 필요가 없다. 또 국립박물관이 아니라면 유물을 보관하고 관리하는 데 한계가 있다. 그러나 해남에서 출토된 유물 중 일부는 전시가 가능할 것이다. 특히 우리 주변에서 발굴된 유물이라 관심 있게 눈여겨볼 것이다.

 역사전시관 주변을 유물로 꾸민 상상의 역사 놀이터, 그네도 시소도, 동산도 모두 해남유물을 형상화한 놀이터이다. 마한시대 묘제인 옹관묘로 터널놀이를 꾸미고 고분군을 형상화한 둥근 원 미끄럼틀. 또 복원된 마한시대 집 안에서 토기로 소꿉놀이하고 대형 고분 안을 탐험하는 보물섬 이야기 등 아이들이 맘껏 상상하고 놀 수 있는 야외 박물관이다.
만지고 뛰어놀고 하는 속에서 과거의 역사는 고루한 것이 아니라 재미있고 그 재미 속에서 과거를 알아가는 과정은 아이들의 상상력을 키울 것이다. 

 해남군은 그동안 역사전시관에 대해 부정적 시각이 컸다. 운영비와 인건비 때문이다.
그러나 해남 모든 관광지에 건립된 각종 전시관과 같은 선상에서 역사전시관을 바라봐선 안된다. 박물관은 관광객이 중심이 아닌 군민들의 공간이다. 우리의 역사는 우리가 알아야 한다는 너무도 당연한 사고에서 출발해야 한다. 
해남군이 역사전시관 또는 박물관 건립을 고민할 때 군민들에게 다가갈 좀 더 재미있고 친근한 건물 및 주변조성을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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