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 놀면서 통발작업
수입보단 일하는 재미 쏠쏠

▲ 통발 작업이 한창인 대한노인회 화원지회 사무실. 분주하게 움직이는 노인들로 인해 활기가 넘친다.

 대한노인회 화원분회(회장 김내운) 사무실은 노인들의 쉼터 겸 용돈벌이 장소이다.
이곳은 지난해 4월  대한노인회 해남지회(회장 김광호)가 만든 해남 1호 노인일자리 사업장이다. 꽃게통발 만드는 일. 통발제작에 참여한 노인은 30여 명 정도다. 
일찍 나온 이는 새벽 6시부터 작업에 들어가고 보통 8시면 모든 노인들이 통발을 만들기 시작한다. 도란도란 이야기꽃을 피우며 통발을 만드는데 끝 그물은 남자 어르신이 작업하고 안쪽 그물망 등 꼼꼼한 바느질은 할머니들이 도맡아 한다.

 정해진 규칙은 없지만 오전 10시부터 12시까지는 통발 작업에 전념하고, 점심식사 이후 2시까지 또 작업이 이어진다. 이후부터는 자율적으로 이뤄지는 방식이다. 주의사항이 있다면 오후 2시 이전에는 화투는 암묵적으로 금지하는데 모두들 지금의 시스템에 만족해한다.  
지난해 이곳에서 나온 수익금은 총 2300여만 원, 처음 통발 작업을 시작했을 때는 일이 서툴러 시간당 1개 만들기도 벅찼는데 지금은 30분에 한개, 빠른 이는 20분이면 뚝딱 만든다. 
그날 작업한 통발은 작업일지에 기록한다. 작업 일지에 기록되는 숫자만큼 수입도 올라간다.
이곳에서 가장 손이 빠른 이가 벌어들이는 수입은 한달 30만 원 정도. 대부분 손주들에게 용돈을 주거나 저축하는 데 쓴다고 한다.

 무료함도 달래고 용돈벌이도 할 수 있어 일석이조란다.
통발작업이 시작되면서 가장 크게 바뀐 것은 노인회관에 활기가 넘친다는 점이다.
기존에는 여타 노인회관처럼 화투를 치거나 TV를 시청하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통발 작업을 시작한 지 8개월이 지난 지금 노인회관은 분주하게 움직이는 노인들로 활기가 넘친다.
김내운 회장은 “대부분 회관에서 화투나 치면서 세월을 보냈기에 노인회관에 대한 느낌도 좋지 않았다. 그러나 여가활동 겸 용돈벌이가 생기면서 이미지 쇄신은 물론 생산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생각에 삶에 보람도 커졌다”고 말했다.

 최저임금에는 한참 모자란 수입이지만 함께 모여 일할 수 있는 공간이 생겨난 것은 큰 기쁨이라는 것이다.
통발작업은 1년 내내 이뤄진다. 따라서 지난 한 해 이곳에서 만들어진 통발은 1만9200개에 이른다. 
통발작업에 참여한 대부분의 노인들은 ‘일할 수 있는 기회의 제공’과 ‘생산적인 여가활동’이 생겨난 것에 큰 의미를 둔다.
항상 무료하기만 했던 노인회관, 노인들의 작은 일자리 하나가 삶의 질을 높이고 있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