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서 알아주는 단짝친구
해남우리신문 400호 기념

▲ 전국성·천한수씨는 중학교 동창이다. 까까머리 때부터 시작된 우정은 고희를 앞둔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다.

 까까머리 중학교 때부터 고희를 바라보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단짝인 두 사람. 전국성(69)·천한수(69) 씨는 해남이 알아주는 단짝 친구다.
해남에서 태어나서 떠나본 적이 없다는 두 친구는 20대에 이르러 더 가까워졌다. 다른 친구들과 어우러져 대흥사에 놀러 다니고 노래와 춤을 추며 꿈같은 20대를 함께 보냈다. 지금도 일주일에 3~4번 만나는 두 친구의 아지트는 천한수 씨가 운영하는 숙박업소이다. 전국성 씨는 지금까지 우정을 이어올 수 있었던 것은 아지트가 있었기에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한다. 
특히 아지트가 읍 중앙에 위치해 있어 친구들의 모임장소로 이용됐고 친구가 언제든 자리하고 있기에 밤만 되면 자연스럽게 모이곤 했다.

 또 천한수 씨의 안방 인심이 지속적인 만남을 가능하게 했다. 천 씨의 어머니나 아내 모두 날마다 친구들이 모여도 음식을 대접하는 등 인심이 후해 모두들 자신의 집 드나들 듯 다니곤 했다. 그래서 직장퇴근 후엔 하루 일과처럼 천한수 씨 집으로 모여들었다고 밝힌 전 씨는 명절이나 크리스마스 때는 기본, 한마디로 날마다 모여 죽치고 놀았다고 말한다.
20대까진 여러 친구들과 함께 했지만 지금까지 관계가 유지되고 있는 건 전 씨와 천 씨이다.
이같은 우정은 너무도 다른 성격 때문. 전 씨는 일을 벌이기 좋아하는 외향적 성격이라면 천 씨는 조용히 뒷받침해주는 내성적인 성격이라 서로의 장단점을 보완해 주는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는 것이다. 
또 오랜 친구는 서로를 존중하는 힘에서 나온다고 한다. 따라서 이들은 50대가 되자 상대를 부를 때 “아야”에서 “어야”로 바꿨다. 

 두 친구는 지금 신앙생활도 같이하고 양무리노인대학 운영도 함께 한다. 또 중학교 동창모임도 함께 이끈다. 65년에 해남중학교를 졸업한 동창생들은 지금도 2~3년 간격으로 모이곤 하는데 이는 두 사람의 우정 때문에 가능했다. 전국성 씨가 모임을 이끌면 천한수 씨가 묵묵히 받쳐주기 때문이다. 
두 사람은 고희를 바라보는 나이에 친구가 더 소중하게 다가온다고 말한다. 친구가 없다면 노년의 삶이 허전했을 것이고 친구가 있기에 자신들의 인생이 더 빛이 난다는 두 사람, 우정이란 물 흐르듯 조용히 흘러야 오래간단다. 
저 친구라면 뭐든 함께 할 수 있을 것이란 믿음, 50년의 우정은 그렇게 또 무르익고 있었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