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민경(송지 신흥 귀농인)

 지금 대한민국은 올림픽 축제로 떠들썩하다. 
한때 대한민국을 공포의 도가니로 밀어 넣었던 독재자는 스포츠를 이용해 우리들을 바보로 만들려고 했던 시절도 있었다. 어느 정도 그 정책은 자신의 정권을 유지하는데 많은 기여를 했을 것이다. 
축제 열기로 잠시 잊어버리고 있던 일들이 축제가 끝나고 나면 다시 수면 위로 올라올 것이다. 
다시 일상을 살아야 하는 우리들에게 남는 건 부도덕한 대한민국의 단면을 봐야 한다는 것이다. 
언젠가부터 알게 된 사실은 대한민국은 엄청 똑똑하고 가진 게 많은 엘리트들이 망치고 있다는 것이다. 
많이 알고 많은 걸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윤리의식의 부재가 우리나라를 병들게 하고 있다. 
누가 생각했겠는가? 
항상 모범생으로 자라 부모에게 기쁨을 주었던 자식이 성추행을 저지르고도 무얼 잘못했는지 모르는 몰염치하고 파렴치한이 될 것이라는 걸!
어린 시절 한 번쯤은 경험했을 법한 일이 나에게도 있었다. 길을 걷고 있는데 어떤 아저씨가 차 안에서 길을 물어왔다. 순진했던 나는 자세하게 길안내를 하기 위해 차 가까이에 갔고 왠지 모를 싸한 느낌과 놀람으로 도망을 가야 했다. 내가 잘못한 일도 아닌데, 누가 잡으러 오는 것도 아닌데. 집에 돌아온 나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그 아저씨보다 어린 약자였기에 공포감이 컸을 것이다. 
약자를 향한 추태를 다른 사람도 아닌 법을 지키고 윤리적 양심을 가져야 할 전 법무부 검찰국장이, 예술적 감성을 잘 지켜나가야할 이윤택 연출가 같은 힘 있고 돈 있고 권력 있는 자가 상대에게 폭력을 행하는 나라다, 대한민국이.
성추행 내지는 성폭력 가해자는 남자, 피해자는 여자라는 시각을 벗어나 힘을 가진 자와 힘을 갖지 못한 자의 문제로 봐야 할 것이다. 
힘을 가진 자가 길거리에서 힘없는 어린아이나 노인을 폭행한다면 아무 고민 없이 신고해야 할 것이다. 그 파렴치한은 이유 불문하고 폭행죄로 잡혀 처벌을 받아야 마땅한 것이 우리가 배운 윤리의식이다.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 그런데 한 나라의 엘리트 조직인 검찰에서 조금의 죄의식도 없이 파렴치한 행동을 묵인하는 이 사회는 도대체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공부만 잘하면 되고, 돈이 있으면 되고, 더 큰 권력이 있을수록 좋은 나라. 그래서 더 많이 공부하고, 더 많이 벌고, 더 많이 권력에 가까워지면 된다고 교육하는 나라. 
아이들에게 무엇이 옳고 그른지 판단하는 힘을 가르치기보다, 더 배움을, 더 큰 권력을 가르치는 나라. 
약자에게 나누며 더불어 살아가야 한다는 걸 가르치지 않으니 많은 걸 갖고도 제대로 사용 못해 범죄자가 돼버린 세상. 
잘못을 하고도 뭘 잘못했는지 모르는, 자기만 걸려 억울해하는 엘리트십이 없는 나라.
오늘도 우리는 올림픽에서 기록을 세우는 선수들에게 열광하며 축제를 즐기고 있다. 
하지만 축제가 끝나면 우리에게 남은 것은 부도덕한 대한민국의 민낯이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