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중장년문화놀이터
정정숙 수채화 초대전 

▲ 홍어도매업을 하고 있는 정정숙씨가 해남중장년문화놀이터에 초대돼 자신의 이름으로 수채화 전시회를 가졌다.

 홍어 도소매업을 하는 정정숙(64) 수채화 전시회, 홍어 아줌마가 그림과 함께 세상 밖으로 나왔다. 그의 그림은 해남우리신문이 마련한 해남중장년문화놀이터에 초대돼 지난 9~15일까지 프로방스 카페에서 전시됐다. ‘전시회를 축하드립니다. 아들딸 올림’이라 쓰인 화분 축하문구가 관객을 먼저 반기는 전시회였다.  
그녀는 공무원 출신이다. 그런 그녀가 새로운 삶에 도전한다며 사업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사업은 연이어 실패하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많이 지쳐 있을 때 다가온 것이 그림이었다.
물론 그림에 그자도 모르는 그녀였다. 그런데 교회에서 만난 지인이 ‘하고자 하는 자에겐 능력을 준다’는 기독교 신앙문구를 일러 줬다. 그렇게 정 씨는 그림을 시작했다.
정 씨는 해남공공도서관 수채화 동아리에서 17년째 활동하고 있다. 
 그녀에게 그림은 다른 어떤 것보다 기쁨의 과실을 줬고 치유를 얻었다. 
 이번 전시회에 유독 눈에 띄는 작품이 있었다. 남편이 육군 생도일 때의 모습을 그린 인물화였다. 남편의 속눈썹, 코, 입을 그려나가며 ‘내 남편이 이렇게 생겼구나’를 깨달았다. 또 젊은 시절 남편의 얼굴에 묻어난 생기는 첫 만남 때 가졌던 설렘을 다시 일으켰다. 그렇게 남편의 인물화는 완성됐고 남편은 정 씨의 이번 전시회를 가장 묵묵히 도왔다. 
정 씨에 있어 그림은 거창한 게 아니다. 내가 좋아 시작했고 지금도 만족으로 충만하니 그저 좋을 뿐이다.
전시회 동안 찾아온 지인들이 ‘이 사람, 아주 잘했네’라는 칭찬도 듣기 좋았다. 
정 씨는  해남중년문화놀이터 때문에 자신의 이름을 건 전시회를 가질 수 있어 행운이었다며 다른 이들도 기회가 주어졌으면 한다고 말한다. 
또 해남중장년이 문화를 향유할 공간이 있었으면 한단다. 중장년의 능력이 발휘되고 이를 함께 공유하며 지역사회에 재능을 기부하는 중장년 문화공동체가 있었으면 한다는 소망도 조심스럽게 피력한다. 
정 씨는 배움에 늘 배고파하는 이다. 지난해는 강진에서 야생차 관련 장려상도 수상했고  커피바리스타 2급 자격증도 취득했다.   

김성훈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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