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업 한달만에 쌍둥이도 얻고
김주영씨, 난 행복한 사람
해남에서 초중고를 졸업한 30대가 델코 밧데리 해남점을 개업했다. 거래지역은 전남 서남부권인 해남을 비롯한 진도, 강진, 영암, 장흥, 보성군 등 6개 군이다. 틈새시장인 밧데리 사업은 아버지의 지인 되시는 분이 전망이 있다며 소개해준 사업이다. 김 씨는 해남에서 개업한지 한 달 뒤에 남매 쌍둥이까지 얻었다. 아내와 큰 아이, 그리고 자신과 쌍둥이 아이까지, 인구절벽인 해남에 다섯 명의 인구를 더한 것이다.
30대 쌍둥이 아빠가 된 김주영(35) 씨의 가게는 해남읍 동초길에 위치한 델코 밧데리 해남점이다.
배터리 도매업으로 한 집안을 꾸리고 있는 김 씨는 이전에 해남 지역의 병원에서 6년간 근무를 했다. 그는 해남에서 초중고를 졸업했기에 매장 개업식에는 많은 친구들이 찾아와 축하해줬다. 친구들은 돈타령을 불러주며 대박을 기원했고 그는 고향에서 맞이해준 친구들에게 한없는 고마움을 느꼈다.
김 씨는 주로 월요일부터 수요일까지 거래처에 배터리를 납품하지만, 거래처에서 주문하면 때에 따라 배달을 나간다. 배터리 사업은 여름철이 비수기이고 자동차 방전이 심한 겨울철이 성수기다.
김 씨는 남들처럼 자동차만 운전하고 다녔지 배터리에 대해선 문외한이었다. 그러나 전망 있는 사업을 소개받은 후 자동차에 대해 도전했다. 주변에서 사소한 것 하나부터 배우고 책을 통해 익혔다.
자동차에 관해 궁금한 모든 것, 누구에게 물어보기 민망한 상식도 낮은 자세로 배웠다.
티끌이 모여 산이 돼 듯, 겸손으로 익힌 기술은 어느덧 배터리 분야의 박사급에 이르렀다.
김 씨는 고향인 해남에 정착하게 된 것을 행복이라고 말한다. 그는 자신을 사람 복이 정말 많은 사람이라고 소개한다. 아버지 지인으로부터 배터리 사업의 전망을 들었고 그 이후 공부하고 가게를 개업할 때까지 격려해준 지인들, 여기에 쌍둥이까지 얻었으니 사람 복이 많다는 것이다. 그는 또 쌍둥이를 얻었을 때 ‘금과옥조’를 줄여 ‘금이, 옥이’라 태명을 붙여준 사람이 있는 곳도 해남이라고 말한다.
집사람이 산후 조리원에 있어 큰아들을 유치원에 보내기 위해 오전 9시에 출근하는 요즘, 그는 자신의 몸이 세 개였으면 한단다. 무릎을 구부리고 엉거주춤 허리를 펼 시간도 없이 탑차에서 배터리를 내리고 나르는 시간 ‘잘 살고 있구나’라는 생각만 잠깐씩 스칠 만큼 바쁜 나날을 보낸다.
장거리 운전을 할 때도 많지만 도중 여기저기 거래처에서 연락이 오고, 길을 헤매지 않기 위해 집중을 하다 보면 지루할 새가 없다. 바쁜 것이 오히려 삶의 활력이라는 그는 요즘 같은 경기에 바쁜 게 더 좋은 거 아니냐며 되묻는다.
김 씨의 매장에는 아직도 배달해야 할 배터리가 산적하다. 그것은 일이기 전에 김 씨의 삶을 지탱하는 든든한 버팀목이다.
가장 행복한 시간이 아이를 돌보고 친한 친구들과 차 한 잔에 정담을 나누는 것이라 말하는 그는 앞으로 계획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매장을 이용해 줬으면 한단다. 지금의 행복을 지키는 것만큼 다른 사람과 공유할 수 있는 삶도 고민하고 있다는 말도 조심스럽게 남긴다.
김성훈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