녹색유통만이 적합한 시설 갖춰
해남군, 유통시스템 단일화 고민 

▲ 서울 가락시장이 내년부터 배추를 상차경매가 아닌 하차경매로 전환할 예정인 가운데 해남에선 유일하게 녹색유통만이 이에 적합한 체계를 갖추고 있다.

 수도권에서 소비하는 농수산물의 45%를 취급하는 국내 최대 시장인 가락시장의 경매방식이 차상거래에서 하차거래로 바뀌면서 비상이 걸렸다. 해남에선 문내면 녹색유통(대표 김민수) 만이 유일하게 하차거래에 적합한 체계를 갖추고 있다.
가락시장은 시설현대화 사업에 따라 채소 2동이 폐쇄형으로 지어지면서 운송차량 진입이 어려워졌고 2016년 5월 수박을 시작으로 무, 양파, 총각무가 하차 거래로 전환된 상태다. 특히 2019년 1월부터는 양배추, 파, 쪽파, 배추 등도 하차거래로 변경될 예정이다.
따라서 내년부터는 배추를 경매장에 내놓을 때 배추를 컨테이너나 화물차에 실어놓은 상태가 아니라 바닥에 내려놓고 경매가 진행된다. 이 때문에 산지에서는 농산물을 규격포장한 뒤 파렛트에 쌓아 출하해야 한다.
이처럼 경매 방식이 하차거래로 바뀌면서 산지농가들의 걱정은 커지고 있다. 농산물 물류개선도 중요하지만 추진과정에서 산지 상황이나 품목별 유통 특성, 포전거래 방식이 고려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에 포장재 값, 물류비 등 전반적인 생산비 증가를 피할 수 없는 만큼, 추가적인 지원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특히 배추의 경우 출하 방식을 바꾸는 것은 간단치 않다. 배추는 보통 화물차에 담아 출하됐는데, 파렛트 쌓으려면 5t 이상 윙바디 화물차가 필요하고 규격화된 배추를 일정량의 박스에 담고, 또 그 과정에서 적합하지 못한 상품을 분류해야 한다.
기존 저온창고도 10kg 망포장을 전제로 설계돼 있어 종이상자로 포장규격이 바뀌면 기존 시설의 대대적 정비가 필요하다. 또 150원 내외의 포장망도 1300원에 이르는 종이상자로 바꿔야 한다. 또 차상거래 때는 상품이 유찰되면 다른 판매처로 출하가 가능했지만 하차거래 이후부터는 불낙 등 유찰이 생기면 추가로 상하차 비용과 운송비용이 발생한다.
당장 내년부터 시작되는 해남산 배추 가락시장 출하가 큰 문제로 다가온 가운데 해남에서는 유일하게 문내면 녹색유통만이 현 경매방식에 적합한 상태로 나타났다.
녹색유통은 2003년부터 박스단위 출하를 원칙으로 하고 있으며 포장단계에서 상품이 1차 선별되고 선별되지 못한 배추는 김치공장으로 보내지고 겨울배추를 저장할 수 있는 대형 저온창고도 마련된 상태다.
해남군도 농산물 시장의 상향평준화를 위한 하차거래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인지하고 있으며 이에 맞춰 시장구조의 변화도 필요하다는 설명이다. 
해남군 관계자는 “도매 방식이 상차에서 하차거래로 바뀌면서 해남 배추유통구조도 큰 변화가 일 것이지만 배추 주산지인 해남에서는 아직 가락시장 유통구조에 맞출 수 있는 시스템이 부족하다”며 “해남 배추를 한곳에 모아 가락시장으로 보낼 수 있는 중간유통의 체계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해남산 겨울배추 출하 비율은 도매시장 26%, 대형유통업체 11%, 대량수요처 20%, 기타 40%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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