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 관 수(해남군선거관리위원회 사무국장)

 혹자는 지방선거를 ‘풀뿌리 민주주의 선거’라 일컫는다. 아마도 4년 동안 우리 지역의 발전과 희망을 일구어 갈 일꾼을 우리 손으로 뽑는 선거이기 때문에 그렇게 표현하지 않나 생각한다. 이러한 의의를 내포한 지방선거가 정책과 정견은 실종된 채 흑색선전이 난무한다면 과연 선거가 끝난 후 진정한 화합의 풀뿌리 민주주의 축제가 됐다고 그 누가 자부할 수 있겠는가? 후보자들도 이젠 정책선거로 나가야 한다. 예전에 매스컴에서 영국의 어느 후보자가 선거에서 떨어진 다음날부터 자신의 정책이 상대 후보자보다 못했다고 자탄하면서 새로운 정책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다룬 적이 있다. 그 광경을 보며 필자는 정책선거야말로 우리의 선거문화가 가야 할 길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대부분의 후보자들이 이번 선거는 정책선거로 가겠다는 의지를 보여 안심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우리동네 공약지도’를 작성하고 유권자들의 공약 제안을 폭넓게 접수하는 등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확산에 한층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이러한 노력에 발맞추어 6월13일에 실시하는 이번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는 정책선거의 대결장소가 돼야 하고, 동시에 후보자에게도 선거가 끝나면 결과에 깨끗이 승복하고 승자에게 축하해줄 수 있는 매너가 요구된다. 금년 초 호주오픈테니스에서 조코비치 선수가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정현 선수에게 패배한 후 정작 본인은 “자신의 컨디션 때문에 진 것이 아니라 실력으로 졌다”는 패배 소감을 말했을 때, 정말 대선수는 다르다는 생각을 했다. 
테니스 경기에서 게임이 종료된 후 이긴 선수가 진 선수에게 심판과 먼저 악수하도록 양보하듯이, 선거에서도 낙선자에게 건네는 당선자의 진심 어린 위로와 배려가 요구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캐치프레이즈인 ‘아름다운 선거, 행복한 우리동네’가 됐으면 좋겠다. 아울러 정정당당한 정책경쟁으로 지방선거사에 한 획을 긋는 계기가 되길 기원한다. 오바마 전 미국대통령의 퇴임 고별연설 한 구절처럼 아름다운선거! 정책선거! “Yes, we c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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