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곡의 삶 함께 했기에 더 소중
읍 부호리 이귀화·이영금·이순복

▲ 60년 이상을 함께 한 해남읍 부호리 이귀화(91)·이영금(90)·이순복(91) 할머니는 요즘 신바람 나는 건강백세운동에 푹 빠져 사신다.

 일제강점기도, 6·25동란도, 보릿고개도 함께 겪었던 세대, 징하디 징한 삶의 여정을 통과한 90대 세 할머니들의 우정의 집은 마을회관이다. 해남읍 부호리 이귀화(91), 이영금(90) 이순복(91) 할머니는 요즘 마을회관을 찾아온 신바람 나는 건강백세운동에 푹 빠져 사신다. 
한 마을에서 60년 이상을 함께 한 세 할머니, 한 분이라도 안 보이면 기어이 찾아가 꼭 함께 참석하는 건강백세운동. 할머니들의 얼굴이 싱글벙글이다. 
제일 맏언니인 이귀화 할머니는 늘 어깨가 아프고 저리단다. 그런데 친구들과 함께 운동을 하니 그런 것이 싹없어져 버렸다며 소녀처럼 웃으신다. 구순친구들이 늘 같이 있으니 더 좋고 운동도 같이 하니 이런 좋은 세상이 또 어디 있겠느냐며 반문도 하신다.
이들 할머니들은 상대가 보이지 않으면 걱정하고 들여다보며 서로 살뜰히 챙긴다.
이영금 할머니도 열심히 건강백세운동에 참여한다. 할머니는 “요새 운동을 한께 살맛이 나요. 장날에는 억지로 새벽에 갔다가 운동 시간 맞춰서 온단 말이요”라며 “특히 친구들이랑 함께하니 운동하니 더 좋다”고 하신다.
세 할머니들은 귀도 잘 들리지 않고 몸도 활발하지 않아 회관에 나오시면 점심 먹고 주로 누워 계시다 귀가하곤 한다. 동네 젊은 할머니들에게 혹여나 피해를 줄까 나서는 것도 꺼리고 면민의 날 행사장에서도 한쪽에 앉아 조용히 구경만 하신다. 그러나 건강백세운동 시간만큼은 다르다. 운동 맛, 아니 살맛이 나는 시간이다. 열심히 따라하면서 이후 있을 경연대회도 나갈 생각이다. 부지런히 연습해 경연대회에 나가겠다는 세 할머니들, 그래서 요새는 운동이 더 기다려진다는 할머니들이다. 
이영금 할머니는 “우리는 가족이다. 서로 아프면 걱정해주고 챙겨주고 운동도 꼭 같이한다”고 하신다.
세분 구순친구들의 끈끈하고 따뜻한 우정이 부호리 마을회관을 더욱 훈훈하게 한다. 60년이 넘는 세월을 같이 지낸 할머니들, 눈빛만 보아도 배가 고픈지, 어디가 아픈지 금방 안다. 오늘도 구순 친구들은 신나는 음악에 맞춰 서툴지만 열심히 동작을 따라 하신다.          

마지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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