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 장 영(북평면 서홍리)

지난가을
다 내어 주면 들판은
기다릴 아픔이 무서웠다
차마 조건은 없었다.

눈보라가 별짓을 다 해도
간직한 옷고름을
봄바람 따라
가만가만 내려놓는 뒤태는
한치도 흐트러짐이 없구나

여인네들의 한은
저렇게 녹을 수도 있어

하늘이 이슬비를 보내노니
님인가 하여 살갗을 내어주네
수줍어하네

흙이 익는다
5월 논고랑에
흙이 익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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