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산면 대흥리 노현상씨
나무·꽃과 치유의 삶
오월 붉은 장미가 그에게 치유의 삶을 줬다면 다가오는 여름엔 파릇파릇한 나무들이 초록의 빛으로 그에게 치유의 삶을 제공한다.
꽃향기 따라 걷다 잠시 들린 곳, 삼산면 대흥마을 노현상 씨 댁, 정원의 나무가 아름답다.
그는 건강한 동안 외모를 가졌지만 62세 암투병 환자다
그는 해남읍에서 자동차 공업사 일을 하다 10년 전 암 판정을 받았다. 좌절이 컸지만 치료 끝에 완치됐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2년 후 다시 암은 재발했다.
그러나 그는 좌절하지 않고 대흥마을에 터를 잡고 정원을 가꿨다.
마당이 넓고 꽃나무 등이 많은 이 집이 맘에 들어 거주를 시작한 후 지금껏 나무와 꽃과 함께 치유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
노 씨는 비록 뼛속까지 침투한 암과 싸우고 있지만 맑고 밝게 살려고 노력한다.
사는 날까지 예쁜 마음으로 마당을 꾸미고 마당의 싱싱한 꽃과 나무가 나를 넘어 누군가를 기쁘게 해 준다는 생각, 그는 고구려대 평생교육원에서 조경을 배웠다.
해남자활센터 청소사업단에서 일을 하고 있는 그에게 동료들은 “손끝이 야물고 성격도 참 좋았다”고 말한다.
또 동료들은 가끔 마당 넓은 노 씨의 집에 놀러 와 마루에서 담소 나누길 좋아한다. 이유는 사람도 좋지만 마당을 장식한 꽃과 나무들을 보는 즐거움 때문이다. 그곳에서 얘기를 나누다보면 자신들도 치유가 된다는 것이다.
나무들이 더 건강히 자라도록 일일이 영양제를 주는 그는 찾아오는 동료들에게 자신의 정원을 눈요기 선물로 주는 것을 즐긴다.
그는 지금도 투병하고 있을 암환자들에게 아픈 것에만 신경 쓰다 보면 삶이 더 아파진다며 무엇인가 하나쯤 해보길 권한다.
목표를 가지고 긍정적으로 도전하다 보면 모든 게 예쁘게만 보인단다.
그는 치유란 삶에서 잃어버린 것을 되찾는 것이라고 말한다. 그것이 때로는 죽음일 수 있지만 치유하는 동안 삶은 의미가 있고 충만하단다.
그에게 정원의 푸른 나무와 꽃은 충만이자 마음의 치유이다.
마지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