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끝날지 모르는 폭풍우를 지나온 느낌이다. 후보자들은 마치 사각의 링 위에서 혈투를 벌인 격투기 선수들처럼 승자와 패자 모두 새벽까지 가쁜 숨을 몰아쉬며 떠오르는 아침 해를 맞이했을 것이다.
2주간의 치열했던 선거전은 끝이 났다. 모든 경쟁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게 마련이다. 힘을 다 소진한 당선자에게 꽃다발은 다시 일어설 수 있는 힘을 주겠지만, 허탈한 쓴잔은 낙선자를 그대로 주저앉힐 것이다.
링 위에서 서로의 빈틈을 찾아 쓰러뜨리려고 치고받고 난타전을 벌였던 선수들이 경기가 끝나고 서로의 고단함을 위로하며 부둥켜안고 등을 토닥여 주는 장면을 본다. 관객의 입장에서는 가슴이 뭉클한 순간이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선거일정 동안 자신을 지탱해준 것은 운동원도 지지자도 아니다. 끝없이 자신을 쓰러뜨리려고 버티고 서있는 훌륭한 경쟁자가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제는 그 상대에게 당선자가 머리 숙여 경의를 표해야 할 때이다. 한편의 멋진 드라마가 될 수 있었던 것은 상대 후보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제 감동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려야 할 때이다.
선택 받지 못한 후보들 또한 이번 선거를 큰 공부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 그리고 당선자를 인정하는 성숙한 모습을 보여야 다음을 기약할 수 있다. 선거철만 되면 급하게 따라나서는 것은 남의 잔치에 끼어드는 전형적인 들러리이다.
한바탕 휘저어놓은 흙탕물이 쉬이 맑은 물이 되기는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이번 선거에 참여했던 모든 후보와 운동원들이 평상심을 찾아가면 선거로 발생한 후유증은 이내 봉합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는 상생의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끝으로 당선자들은 선거 기간에 보여주었던 그 열정을 다시 군민들을 위해 써야 한다.
선전한 후보들 모두에게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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