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 유 성(해남우리신문 기자)

 해남의 대표하는 관광자원은 무엇일까. 그 답은 외지인들에게서 쉽게 찾을 수 있다.
해남 하면 끝이라는 이미지와 공룡, 고구마, 배추를 쉽게들 떠올린다. 또 땅끝이라는 이미지는 정동진과 같은 끝없이 펼쳐진 해안을 떠올리게 만들고 공룡이라는 이미지는 공룡의 모든 것을 만나 볼 수 있는 공간을 연상케 한다.
고구마와 배추는 오래전부터 해남을 상징하는 대표 농산물로 자리매김 된 지 오래다.
물론 대흥사와 달마산, 미황사 등 유명사찰도 있지만 한 번도 해남을 방문한 적 없는 이들에게 해남의 정체성은 땅끝, 공룡, 고구마, 배추에서 크게 벗어나질 않는다.
가족 단위 관광객에게는 공룡박물관이 1순위로 매겨지고 연인들이나 사색이 필요한 이들에게는 시작과 끝을 알리는 땅끝으로 직결된다.
그렇다면 관광정책에 있어 우항리 공룡박물관과 땅끝이 그들이 연상하는 이미지에 필요 충분한 콘텐츠를 제공하는가에 대한 점검이 필요하다.
30~40대 가장들에게 우항리 공룡박물관은 어느 정도 정평이 나 있다. 볼거리도 많고 아이들의 만족도 또한 높은 곳으로 한 번의 방문에 그치지 않고 재방문으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첫 방문을 주저하는 이유는 공룡박물관 이외에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대표 관광지가 없기 때문이다. 물론 주변을 둘러보면 충분한 오감만족을 느낄 수 있는 곳이 해남이지만 아직까지 외지인들에게는 ‘공룡박물관 하나 보고 땅끝까지 가기에는 무리’라는 선입견이 먼저 작용한다. 
따라서 해남군은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춘 먹거리 등 아이를 동반한 가족을 붙들만한 무언가를 보여줘야 한다. 
땅끝을 보자. 
땅끝이라는 브랜드는 굳이 수식어를 달지 않아도 그 단어가 주는 임펙트를 무시할 수 없다.
그것이 시작이든 끝이든 ‘땅끝’은 비움을 이야기한다. 넓은 바닷가, 그 어떤 것과도 연결되지 않을 것만 같은 곳, 덩그러니 놓여있는 상징물 등 마치 호미곶 해맞이공원 같은 느낌을 주는 곳이다.
하지만 땅끝을 대표할만한 풍경도, 상징물이 빈약하다. 그나마 전망대에 올라 망망대해를 바로 볼 수 있지만, 그것만으로 땅끝을 품고 온 이들을 만족시킬 수 없다.
끝이라는 단어에 어울릴 만한 ‘비움’의 철학을 녹여야 한다. 그래야만 땅끝이 땅끝다워질 수 있다. 채우기보단 비우고 스토리를 담을 필요성, 땅끝에 꼭 필요하다.
해남을 대표하는 고구마와 배추는 왜 단순한 먹거리에 그치고 있을까.
가까운 장흥에서는 흔하디흔한 ‘물축제’라는 단순한 소재로 큰 성공을 거두고 있다. 해남은 전국에서 가장 유명한 고구마와 배추 산지임에도 이를 관광자원으로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다. 고구마와 배추를 이용한 음식이 어디 한둘인가. 수십, 수백 가지의 먹거리로 변신이 가능한 것이 고구마와 배추다. 해남 곳곳에서 마을 단위 크고 작은 축제가 열린다. 하지만 이러한 축제들은 외지 관광객을 불러올 수 있을 만한 경쟁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 굳이 해남이라는 먼 곳까지 와서 그것을 봐야하는가에 대한 당위성을 전혀 느끼지 못한다. 
그렇다면 고구마와 배추를 이용한 관광상품 개발은 어떨까, 해남 어디서나 볼 수 있고 해남의 대표성을 지니기도 했다. 해남 들녘 어디서나 군고구마를 먹을 수 있다면, 
해남의 정체성을 무시한 채, 어설픈 따라가기식 관광개발보다는 가장 잘 알려져 있고 가장 잘 알고 있는 부분부터 다시 시작하자.  
외지인들은 다 알고 있다. 해남에서 무엇을 보고 싶고 느끼고 싶은지, 단지 해남군의 관광철학이 이를 뒷받침하지 못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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