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 상 희(화산 한국의원 원장)

 입추가 지나간다. 당신도 곧 지나간다. 하지만 우리 후손들이 지나갈 입추는 우리가 예상을 할 수 없는 악몽이 기다리고 있다. 
이상기후가 얼마나 계속될 것인가. 북극의 초원지대가 넓어지고 있다고 한다. 관목과 나무들이 북상 중이며, 북극 탄소 사이클이 빨라져 지구 온난화가 가속화되는 악순환에 빠지게 된다는 것이다.
이제 우리 뒤를 따라오는 후손들의 입추는 물론이고 우리들이 겪게될 입추를 먼저 고민해봐야 한다. 어떻게, 얼마나 변할 것인가. 산업과 농업, 어업 그리고 수자원 관리에 대해 폭넓은 연구와 의견 교환이 있어야 한다. 
화산의 밤고구마 ‘진율미’가 출하되고 있다고는 하나 그 양이 적고 값이 비싸다고 한다. 문제는 제때 수확을 할 수 있는가가 문제라고 한다. 고구마 농사가 전부인 농군들의 검은 얼굴에 시름이 가득하다. 고추 또한 마찬가지. 양이 줄어 고추가격이 많이 오른 상태에서 거래 중이다. 고추가격이 치솟자 하우스에 널어놓은 고추를 훔쳐 가는 좀도둑이 산이면 어느 마을에 있었다고 한다. 추석에 가용할 돈에 보태고자 했던 농부들의 마음이 어떠했겠는가. 푹푹 찌는 날씨에 이중 삼중의 고민이 덮치고 있다. 
또 깨밭은 타들어 가고 여타 채소들도 시들시들하다. 병원엔 더위를 먹고 찾아드는 어지럼증 노인 환자들이 가득하다.
올해만 이럴 것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전 세계가 곳곳에서 폭염에 끓고 있다. 미국 애리조나 남부 기온이 48도까지 올랐고 알제리 기상관측 기록상 최고인 51.3도까지 올랐다고 한다.
전 세계가 해마다 폭염과 홍수 등 돌발 재해가 끊이질 않을 것이다. 또한 온 인류가 물 전쟁을 치르게 될 것이 자명하다.
수자원 확보 문제가 발등에 떨어졌다. 지금까지는 하늘에 의지해 그럭저럭 고비를 지나갔지만 이제 대 재앙이 기다리고 있다. 농업용수는 물론 식수마저 위협받게 될 것이다. 물은 다가올 세대에 핵무기 버금가는 무기가 될 것이다. 물 관리를 잘하는 국가가 강국이 될 것이다.
우리 해남을 보자. 아직 고천암으로 흘러드는 물의 양을 보면 농업용수는 걱정이 없을 것으로 보이나 고천암 주위를 제외한 나머지 논과 밭은 작물이 타고 있다. 있는 돈을 다 털어 투자​한 농민들의 속도 새카맣게 타고 있다. 
이스라엘은 네게브 사막에 해발고도 400m 아래의 갈릴리 호수의 물을 끌어다 농사를 짓고 있지만 물 부족은 없다. 이스라엘은 겨울 두 달만 비가 내린다.
중국 정부는 일찌감치 이스라엘과 3억 달러 규모의 농업기술 이전 계약을 맺었다고 한다. 과학기술과 신농법을 적용한 협동농장으로 유명한 이스라엘의 빅데이터와 로봇기술을 바탕으로 농촌을 자동화하는 시스템을 중국에 수출하기로 했다고 한다. 
또 이스라엘 정부는 친환경농법과 농촌에서의 에너지 사용과 관련된 기술 이전도 약속했다. 전 세계적으로 농업 관련 비용의 40%가 에너지 비용인 것을 감안해 볼 때 중국 농촌의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되는 사건임에 틀림없다. 
우리 해남도 유념해 이스라엘에 사람을 보내 보다 선진농법을 들여와 작물의 남방한계선과 북방한계선 등 기후변화에 따른 해남의 미래 먹거리 농법을 개발해야 할 것이다. 
이스라엘 농법의 핵심 중 하나가 땅속 호스로 방울 물주기이다. 일명 점적관주(Drip irrigation)라는 기술인데 이제 우리 농업인들도 이 방법을 사용한다면 비용 면에서 절약되고 생산량은 늘고 폭염, 가뭄 걱정 없이 농사를 지을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농업벤처회사를 설립해 종자개발과 연구를 해야 할 것이다. 이는 예산확보를 위해 중앙정부와 지방정부 그리고 대학이 서둘러 진용을 짜야 한다. 
대학은 농경제 IT 융합학과를 대도시가 아니라 농업 현장인 시골에 개설해야 한다. 배우고자 하는 농부들이 있다면 정부에서는 이들을 입학시켜 최첨단 농사꾼으로 키워야 한다.
농업은 95% 기술과 5%의 노동 산업이라는 걸 군정을 맡고 있는 수장은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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