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수목원 김건영 대표
행복 느끼는 수목원 됐으면

▲ 남도수목원 김건영 대표는 1등이 아닌 어깨동무 하며 걷는 삶을 지향하는 수목원이 됐으면 한단다.

 한 사람의 집념이 해남 관광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고 있다. 해남에 새로운 관광 트렌드로 제공하고 있다.
현산면 봉동계곡 옆에 자리한 남도수목원은 한 사람의 인문정신이 힐링을 요하는 관광객뿐 아니라 해남군민에게도 쉼을 주고 있다. 
남도수목원은 산이면 출신 김건영(54) 씨가 사비를 들여 조성한 곳이다.
그는 수목원을 조성하기 위해 7년간 준비기간을 거쳤다. 그 7년의 결실이 관광객과 지역민을 맞고 있는 것이다. 
까맣게 탄 얼굴, 부지런히 관광객에게 숲을 해설하는 그에겐 정작 쉼이 없다. 그런데도 수목원이 어떤 의미가 있길래 인생의 반을 수목원에 투자하려 하는 걸까. 
“수목원은 반 공익사업입니다. 식물 유전자원을 보존하는 길이거든요. 수목원 허가조건이 1000여 종 이상을 보유하고 관리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그것은 수목원의 고유 기능이고, 저는 지역의 청소년들뿐 아니라 인생의 벼랑 끝에 서 있는 사람에게 ‘삶’이라는 가치를 다시금 느끼게 해주고 싶어 수목원의 문을 열었습니다” 그는 꽃은 늘 피어나는 것이 아니듯, 삶도 늘 즐거운 것만은 아니기에 인생을 느끼고 나눌 인문 수목원을 구상했다. 그리고 수국이 성장하기 위해 모진 바위틈 아래로 뿌리를 내리고, 팜파이스가 형형색색의 아름다움을 남기기 위해 비바람을 견디듯 풍진세상을 살아가는 인생의 의미를 자연에서 얻어가길 바라는 간절한 마음에서 수목원의 문을 열었다.
김 대표는 농업전문대학을 졸업한 후 주로 골프장을 조성하는 회사를 운영했다. 당시 그는 늘 모든 일에서 1등만을 추구했고 남에게 인정받는 삶을 살았다. 박사과정도 밟으며 남부러울 것 없는 삶을 살았다. 그런데 문제는 삶의 질이 아니라 격이었다. 마음 끝에 있는 미진함에 허기를 느꼈다. 
본인이 익혔던 기술, 본인이 바랐던 삶에 대한 갈망은 누군가가 해갈해줄 수 있는 단비가 아니었다. 그때 생각한 것이 수목원이었고 이 꿈을 이루기 위해 전국의 수목원을 다녔다. 
어떤 꽃을 심었고 어떤 나무를 심었는지, 또 그러한 나무들이 어떤 세계를 만들고 있는지를 수행자처럼 보고 느끼며 배웠다. 그 과정에서 태안에 수목원을 조성해줄 수 있느냐는 요청도 있었다. 태안은 당시 수목원 사업이 중단된 상태였고 고향 해남에선 수목원 입지를 찾지 못한 터라 마음이 흔들렸다.
하지만 달마산에 올라 돌탑을 보고, 남쪽 바다를 보며 마음을 다잡았다.
대흥사로 가는 길, 땅끝으로 가는 길, 그 중간에 수목원을 조성하고 싶었다. 이유는 해남 관광의 삼각형 루트를 만들고 싶어서였다. 그는 지금은 1등 시대가 아닌, 어깨동무하며 걷는 시대라고 말했다. 수목원이 지향하는 철학을 함축한 말이다. 
자신의 철학을 담은 수목원을 구상하며 전국 수목원을 돌 때 행복했다는 그는 그것을 고향 사람들과 공유하는 지금의 삶이 매우 즐겁다고 말했다.
     

 

김성훈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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