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언론들이 앞 다퉈 쌀값 폭등을 다뤘다.
5년 전에 폭락한 쌀값이 회복세에 있음에도 지난해에 비해 38%가 올랐다는 단기적 비교만을 통해 폭등이라는 단어를 난발하며 농민들의 가슴을 태우고 있다.
아니나 다를까 10월 쌀 홍수출하로 인한 쌀 값 위기론과 함께 이번 정기국회에서 앞으로 5년간의 쌀 목표가격을 정하는 중대사가 남겨져 있다.
이에 지난 1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맞은편에서 열린 전국농민대회에서는 ‘밥 한 공기 300원 쟁취’를 슬로건으로 걸었고 해남군의회에서도 목표가격 변경 주기를 현행 5년에서 3년으로 조정하고 2018년 쌀 목표가격을 24만원으로 인상할 것을 건의했다. 
농민들이 주장하는 목표가격 24만원은 80kg 쌀 한 가마니를 밥 한 공기(100g)로 나누면 300원이다.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커피 한잔이 3500원이 넘어가는 현실에서 밥 한 공기에 300원을 요구하는 농민들의 목소리에 쓴 미소가 지어진다. 
목표가격제에 따른 변동직불금이 유지된 지 13년째이다. 현행 목표가격은 18만8000원, 인상된 건 당 한차례뿐이다. 그동안 물가상승폭을 고려해 200원인 밥 한 공기 값을 300원으로 올리라는 것이 농민들의 억지일까. 그동안 물가 상승폭에 맞춰 본다면 문제 될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48.9%다. 이를 좀 더 들어가 보면 곡물자급률은 23.3%에 그치고 있다. 전 세계 국가 평균 곡물자급률은 100.2%다. 14억 인구대국의 중국도 97%로 국민이 소비하는 식량을 자급할 수 있다. 나라의 면적이 작다고 해서 자급률이 떨어지는 것은 아니다. 프랑스 329%, 독일 147%, 영국 125%, 스웨덴 140%로 식량안보에 막대한 재정을 투입하고 있는데 우리나라는 제대로 된 지원은커녕 오히려 쌀값을 내리고 있다. 
추석이 끝나면 본격적인 추수가 시작된다. 농민들은 또다시 걱정이 앞선다. 홍수출하, 수입쌀로 인한 쌀값 폭락의 아픔을 십수 년째 경험하고 있기 때문이다. 
‘밥 한 공기 300원 쟁취’는 농민들의 심정과 식량안보의 단면을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아무리 쌀 소비량이 적어졌다 한들 우리의 밥상에는 여전히 따뜻한 밥공기가 필요하고 식량주권은 국가의 기틀이자 최후의 버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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