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딸의 엄마 최지혜씨
가위 들고 있을 때 가장 행복

▲ 해남군장애인복지관에서 미용기술을 익히고 있는 최지혜씨의 꿈은 예쁜 두 딸의 머리를 직접 꾸며주는 것이다.

 최지혜(27) 씨는 2010년 해남장애인복지관에서 합동결혼식을 통해 화촉을 밝혔고 지금은 7살과 8살의 예쁜 두 딸을 둔 엄마다.
지혜 씨는 초등학교 때 지적장애로 인한 왕따와 알코올 중독과 가정폭력을 일삼은 아빠 그리고 엄마의 가출로 힘든 어린 시절을 보냈다
엄마의 가출로 아버지와 할머니와 함께 살았는데 고등학교 때 두 분마저 연이어 잃었다
불운한 삶으로 우울증약을 복용하며 무기력한 삶을 보낸 지혜 씨는 친척의 도움으로 장애인복지관과 인연을 맺었다. 지혜 씨는 처음 장애인복지관을 이용할 때 사람들을 피해 다녔다. 
그러나 상담교사의 꾸준한 관심으로 가죽공예와 천연비누 만들기 등을 배우며 사회성을 익혔다. 물론 지금도 사람들을 대하는 일은 여전히 어색하고 두렵다.
그런 지혜 씨에게 장애인복지관은 심리적 위안처다. 따라서 복지관에서 하루를 보내는 일이 많고 복지관에서 마련한 가족나들이도 떠난다. 딸 둘과 가족캠프를 가면 아이들이 더 잘 어울리고 신명 나 한단다. 
괴롭고 속상할 때 집에서 캔 맥주를 마시곤 했던 지혜 씨, 지금은 두 딸과 이야기도 하고 책을 보는 것을 즐긴다. 복지관에서 삶의 생기를 찾은 것이다. 
지혜 씨는 이유정 상담교사의 권유로 미용기술을 배우고 있다. 미용기술은 지혜 씨에게 기술뿐 아니라 삶에 생기를 안겨줬다. 복지관의 미용교사는 미용기술을 배우겠다고 온 지혜 씨를 따뜻하게 품어줬다. 따라서 미용 선생님은 지혜 씨의 스승이자 언니이고 엄마가 됐다
선생님의 관심과 칭찬 덕분에 그녀는 가위를 들고 있을 때 행복함을 느낀다.
장애인복지관 미용교사는 “지혜 씨는 감정기복이 좀 있지만 미용을 배울 때 눈이 초롱초롱 빛이 나고 가위질하는 손끝이 야무지고 웃는 모습이 이쁘다”며 “또 과자나 빵을 사와 꼭 선생님들에게 주는 착한 마음을 가졌다”고 칭찬한다.
지혜 씨의 꿈은 화려하고 능력 있는 헤어디자이너가 아니다. 기술을 배워 두 딸을 이쁘게 꾸며주고 싶단다.
어린시절 아버지의 폭력과 폭언으로 그녀는 아직도 사람들이 무섭다. 그러나 더 나이 먹으면 봉사를 하고 싶다고 한다.
지금도 우울증약에 의지하며 힘든 삶을 살고 있지만 장애인복지관의 친절한 선생님과 세상 밖 친절한 사람들로 인해 웃음을 찾아가는 그녀를 응원하고 싶다.

 

마지영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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