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원문화학당 이정순 대표
문화란 공유하며 흘러야 힘

▲ 서쪽땅끝을 화폭에 담고 있는 이정순 화가가 그림과 마당극을 들고 농촌 곳곳을 찾고 있다.

 서쪽땅끝을 화폭에 담고 있는 이정순 작가가 젊은 청년 작가들과 함께 해남 전역을 누비고 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후원하는 ‘신나는 예술 여행 프로그램 일환으로 해남 곳곳을 그린 청년작가들의 작품과 함께 극단 신명의 마당극 ‘뺑파전’을 가지고 농촌을 찾고 있다.
이정순 작가는 화원면 매개마을에서 화원문화학당을 운영하고 있다. 화원문화학당은 문화 예술을 기획하고 시행하는 단체이다. 이 작가는 백발이 성성해도 속칭 꼬장꼬장한 어른을 일컫는 꼰대는 싫다며  문화예술을 가지고 젊은 사람과 소통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말했다. 
화원문화학당은 지난해 3월 작고한 목포대 원동석 교수가 2014년에 설립했다. 예술이 지역사회에 뿌리를 내리면 삶도 풍족해진다는 고인의 유지를 부인인 이정순 작가가 계승한 것이다. 이 작가는 화원면을 넘어, 해남을 비롯한 전남 일대에 문화예술 및 공연에 신선한 향기를 남기고자 회원 10여 명과 의기투합했다. 회원들은 화원면에 연고가 있는 서양화 및 동양화 작가와 큐레이터 등이며 최근 귀촌한 아들과 며느리도 도움을 주고 있다. 
추석연휴인 지난 23일에는 북평면에서 청년작가 전시회와 극단 신명의 ‘뺑파전’을 선보였다.. 
화원문화학당은 화원초 학생들을 대상으로 꿈다락토요문화학교를 3년째 시행하고 있으며, 화원면 양화리에선 농어촌 희망재단 후원으로 복지사업을 펼치고 있다. 고흥군 연홍도에서 주민들과 미술수업도 하고 있는 이 작가는 문화예술 기획자로 나서면서 일상이 바빠졌지만 삶의 격과 질이 한 단계 도약했다고 말했다.
이 작가는 문화예술교육 및 공연, 체험 공간으로 시골 마을을 고집한다. 시골은 인구의 많고 적음으로 해석될 수 없는 공간이라는 이유에서이다. 이 작가는 “시골 마을은 어머니와 같다. 어머니가 힘이 없다고 방치하는 것은 자식 된 도리가 아니다”고 말했다. 
이 작가가 농촌 어르신들의 여생의 동반자 역할을 자처하는 까닭은 예술에 대한 철학 때문이다. 젊은 사람들을 통해 예술은 지속 가능하게 계승돼야 하고, 그것은 세대 간의 담을 허무는 작업으로서만 이뤄진다는 믿음이다. 이 작가가 이끄는 화원문화학당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지는 이유이다.                 

 

김성훈 시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