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딸, 큰엄마 100세 생신잔치
92세 작은엄마도 함께 축하

▲ 100세를 맞은 윤기모 할머니(왼쪽)와 홍금단 작은 할머니는 생의 마지막 삶도 요양원에서도 함께하고 있다.(좌측 큰딸 최덕희씨와 친구들)

 윤기모 할머니의 100세 생신축하가 가족과 마을주민, 요양원 식구들이 참여한 가운데 열렸다. 큰 딸 최덕희(63)씨가 마려한 축하자리에는 평생 윤 할머니와 함께 살아온 홍금단(92) 할머니도 함께했다. 
윤기모 할머니는 아이를 낳지 못했다. 대를 잇기 위해 홍금단 할머니가 집안 식구로 들어왔고 두 할머니는 홍 할머니가 낳은 자식들을 함께 키우며 자매처럼 살았다. 자식들은 윤 할머니가 친어머니인줄 알았을 만큼 큰 엄마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고 친 엄마인 홍 할머니는 그것을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었다. 또 맛있는 음식이 있으면 언제나 형님인 윤 할머니를 먼저 챙겼고 자식들에게도 그렇게 교육시켰다. 
할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에도 두 할머니는 한 집에서 서로 의지하며 의좋게 살았다. 그런데 큰 엄마가 아프자 타지에서 살던 큰 딸인 최덕희씨가 고향으로 내려왔다. 큰딸과 함께 생활한 지 3년째, 홍 할머니의 치매증상은 점점 심해졌고 큰 딸은 마음 아파하며 큰 엄마를 송암선교복지원으로 모셨다. 그리고 3년 후 친엄마도 치매를 앓자 큰 엄마가 계시는 같은 요양원으로 모시게 됐다. 
생의 마지막 삶도 같은 요양원에서 생활하게 된 두 할머니는 여전히 의좋은 자매이다. 큰 형님인 윤 할머니는 치매가 심해 인지능력이 없지만 치매증상이 덜한 홍 할머니는 여전히 형님이 밥은 제때 먹었는지를 물어보고 챙긴다. 
이날 100세 생신잔치도 연신 웃음으로 축하를 보낸 홍 할머니다. 요양원 관계자들도 두 분이 함께 생활한지 4년 정도 됐지만 항상 의가 좋고 작은 할머니가 큰 할머니를 살뜰히 챙긴다고 말했다. 
이날 요양원 식구들은 요양원 생긴 이래 100세 생신잔치는 처음이다며 앞장서 축하했다.
큰 엄마의 100세 생신을 마련한 최덕희씨는 치매 때문에 인지능력이 없지만 자식 된 도리로 100세 생신잔치를 마련했다고 말했다. 
큰딸 최 씨의 친구들도 찾아와 100세를 맞은 홍 할머니에게 큰 절을 올렸고 남창 주민들도 찾아와 축하했다. 또 북일 설아다원 마승미씨와 국악인 최혜숙, 북평면 남창 김상민씨는 민요로 자리를 빛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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