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 민 경(송지 신흥·귀농인)

 10년이면 강산이 변한다고 한다. 아니 요즘은 10년까지 가지도 않는다. 도시에서는 도시개발이 시작되면 1년만 지나도 어디가 어딘지 알 수 없게 변해있다. 그만큼 변화의 속도는 빨라지고 있다. 그런데 1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다. 노동자 농민의 삶이다. 한국사회에서 여전히 소외당하고 힘든 게 노동자 농민의 삶이다. 
사회는 발전해서 10년 전보다 삶의 질이 많이 높아지고 소비의 질도 높아졌다. 하지만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최저임금을 보장하라는 노동자들의 목소리는 매한가지고 고용안정을 요구하는 노동자들의 목소리 또한 마찬가지이다. 또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의 목소리도 마찬가지이다. 
성탄절인 25일 오늘 두 노동자가 ‘슬픈’ 그리고 ‘부끄러운’ 세계 기록을 세웠다. 금속노조 파인텍지회소속 홍기탁 노동자와 박준호 노동자가 회사의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굴뚝농성 409일을 맞이하며 고공농성 세계 최장기 기록을 세웠다고 한다. 49일도 아니고 409일을 좁은 굴뚝위에서 추위와 더위를 싸워가며 지냈다. 상상하기도 힘든 시간이다. 누가 이들을 이 극한의 상황으로 내몰았는가? 이들은 지난해 11월12일 회사가 노조와 약속한 고용승계와 단체협약 보장을 요구하며 서울 목동 열병합 발전소 75m 굴뚝에 올라가 409일 동안 농성을 하며 벌써 두 번째 겨울을 맞이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시작되는 추위를 또 어떻게 버티어낼지 걱정이 앞선다. 사실 상상하기도 힘들다. 그곳이 얼마나 열악한 상황인지 누가 제대로 가늠할 수 있겠는가? 그들을 75m 굴뚝위에서 농성하게 만든 자본가들은 그들의 현 상황을 상상해보기라도 할까? 단지 최저임금을 보장해주길 바라는 이 노동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알 수 있을까?
나도 이들의 절박한 심정을 다 알 수 있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들의 목소리에 조금이라도 귀를 기울여 주고 관심을 가져주기를 바란다. 그들이 그 높은 곳에서 409일이라는 시간동안 농성을 하면서 자신들의 의지를 관철시키고자 노력하는 모습을 보며 많은 것을 느끼길 바란다. 그래서 하루 빨리 그들이 그 높은 곳에서의 외롭고 추운 싸움을 멈추고 내려오길 바란다. 그리고 그들이 원하는 삶을 살아나가길 빈다. 
우리들도 더 많은 사람들이 그들에게 관심을 갖고 그들의 의지에 박수를 보내며 응원해주길 바란다. 더불어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처우개선 문제도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갖고 힘을 실어주기를 바란다. 그래서 다시는 고 김용규 노동자와 같은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 
그래서 앞으로 10년 뒤에는 노동자들의 삶이 보다 안정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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