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임재철(재경 계곡면 향우회장)

 지난해 12월28일 재경향우회 송년의 밤 행사를 지켜보면서 내가 사랑하는 고향 재경해남향우회의 변화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다. 향우회가 창립된 지 반세기가 지났지만 향우회 운영은 아직도 걸음마 수준이다. 그 원인을 찾으라 하면 향우회장을 경선으로 선출하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전남도내 23개 시·군향우회 가운데서 회장을 경선하는 시군은 해남향우회가 유일하다. 뿐만 아니라 회장의 자격을 사회적 덕망이나 인품에 두지 않고 경제력을 조건으로 한다. 지난 10여년 간의 향우회장 선출과정을 뒤돌아볼 때 회장의 조건을 경제적 여건으로 판단했다. 전임회장 선거가 끝난 후 터져 나오는 뒷담화에서 후보자와 전형위원 간에 무엇이 오갔다는 추문은 해남군향우회의 부끄러운 자화상이다. 그러한 후유증이 지난 재경향우회 송년회의 밤에서 아프게 드러났다. 
횡설수설 했던 인사말은 참석했던 향우들이 이구동성으로 지적한 슬픈 자화상이었다. 사회자의 진행역시 분위기 파악이 안돼 의전은 실종되고 장내분위기는 어수선하기 짝이 없었다. 더구나 사회자가 해남사람이 아니라는 사실에 너무도 허탈감을 느꼈다. 
매년 연말이면 시대상황을 반영하는 사자성어를 200여명의 대학교수들이 선정해 교수신문에 발표한다. 그런데 지난 2018년 사자성어는 임중도원(任重道遠)이었다. ‘논어-태백편’에 실린 고사성어로 짐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뜻이다.
재경해남군 향우회 역시 짐이 무겁고 그 길이 멀고 험해도 변화의 길을 져버려선 안된다. 변화의 길을 외면한 책임은 향우 모두에게 있다고 할지라도 향우회 운영에 직간접으로 참여했던 전 현직 임원도 일정 책임이 있다.
향우는 혈연·지연·학연으로 맺어진 운명공동체로 제아무리 발버둥 쳐도 벗어날 수 없다.
그러므로 향우회의 존속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런 의미에서 향우회 운영과 관련해 다음같이 제안한다. 첫째, 회장은 경선이 아닌 추대형식을 취해야 한다. 둘째, 재경 향우회를 중심으로 전국 각처의 향우회 연합회를 조직해 고향 농산물 홍보와 판매를 적극 추진하고 대흥사와 고산 윤선도 유적지를 중심으로 하는 고향의 관광지를 널리 알려야 한다. 셋째, 재력 있는 출향 향우의 협조를 얻어 장학회를 운영한다.
이러한 바람은 비단 나뿐만아니라 향우 모두가 바라는 소망일 것이다.
2019년 황금돼지띠에는 향우회의 변화가 꼭 이뤄지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저작권자 © 해남우리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