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기두(해남문화원 회원)

 

뜸부기(새)

 

뜸북새 우는 마을 아지랑이 산허리를 감쌀 때
앞뜰에서 정답게 울어주던 새
재 넘은 뜸북이는 행불득(行不得) 즉
한번 가버리면 만날 수 없네 하고 운다는 것이다.

가고파도 못가고 오려 해도 못 오는 사연
어데론가 사라진 그대 모습이
새록새록 떠오른다.

멀리 가버린 임을 그리는 넋으로
우는 소리를 이제는 들을 수 없는 것이
오늘의 탄식이다.

먼 산 굽이마다 절로 슬픔이 일어
구구절절 삶을 곱씹던 시절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그림자
아무도 돌아오지 않는 쓸쓸한 세상.

떠나버린 임을 그리는 슬픈 가락의 노래로
고운 깃을 가진 뜸북새의 우는 소리를
이제는 들을 수 없어 빈 논둑길이 허전하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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