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응원에 열심히 뛰겠다

▲ 고강준 선수가 안양FC 축구선수로 이름을 올린 가운데 해남출신이라는 점을 잊지 않고 뛰겠다고 밝혔다.

 일찍이 미국 시인 로버트 프로스트는 가지 않은 길이라는 시에서 인생행로는 두 갈래의 길에서 상호 관계를 드러냄을 노래했다. 간 길과 가지 않은 길 사이의 고민은 청춘의 고비를 넘긴 이는 누구나 하지 않았을까. 숨을 헐떡이며 이제 인생의 2막에 들어선 해남 청년 고강준(28) 선수. 그는 올해 안양FC 공식 축구선수로 이름을 올렸다.
그는 해남동초 3학년 재학시절 자신보다 두세 살 위인 형들 사이에서 축구선수 생활을 시작했다. 그저 운동이 좋았고, 뛰는 것이 좋았다. 발 등에 축구공이 와락 감겨 골키퍼의 손을 넘겨 골인됐을 때의 기쁨은 말로 형언할 수 없었다. 그는 자신의 유년 시절을 ‘공’과 ‘땀’이라는 키워드로 정리했다.
그는 해남중학교를 거쳐 경기도 성남 풍생고등학교로 진학을 했다. 풍생고 축구팀은 1980년 창단된 후 2007년 성남일화 천마와 결연식을 맺는다. 이로 인해 풍생고 축구팀은 성남U-18로 운영되게 된다. 
프로축구선수에 대한 꿈을 키우기 위해서는 이러한 환경이 필요했다. 아버지인 고규용씨의 판단과 그의 결심으로 풍생고를 택한 것이다.
하지만 꿈의 행로는 그리 순탄치 않았다. 전주대학교로 진학할 때만도 생각하지 못했다. 프로선수로서 입지를 다지는 데에는 본인의 노력만이 답이라고 여겼다. 하지만 노력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환경이 있었고 그것은 그에게 슬럼프를 안겼다. 크로아티아 2부 리그에서 부상을 당했다. 또 K2리그와 K3리그에서 활약했지만 재계약이 무산됐다. 축구를 그만둘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가지 않은 길이 아니라 갈 수 없는 길이라 여기며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은 마음도 생겼다.
안양 FC의 부름이 있을 때, 고규용 씨는 아들에게 말했다. “이제까지 해온 길이었으니, 마지막 혼신의 힘을 다할 기회다”고. 
아직 가지 않은 길이고 이제부터 가야 할 길이다. 새해는 밝았고, 그 밝음은 희망으로, 고향에서도 응원의 소리가 더해졌다. 그는 고향에 현수막이 내걸렸다는 소식에 겸연쩍어했다. 그는 고향 해남의 기운에 더 열심히, 프로 축구 선수로서, 그리고 해남출신이라는 점을 잊지 않고 뛰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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