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민 상 금(전 서울시의원)

 우리는 종종 “나는 행복한가?”라고 자문할 때가 있다.
그리고 그 물음에 ‘예’라고 고개를 끄덕이는 사람은 별로 많지 않다. 그렇다고 불행하다고 생각지도 않는다. 그러므로 우리는 자신의 삶을 행복과 불행이라는 이분법적으로 구분할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요즘 우리사회는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 없고 돈으로 안 되는 것이 없다고 믿는 금수저와 이 시대에는 망했다고 절망에 빠진 이망생으로 양분화 되어 있다.
 지난해 모 재벌의 상상을 뛰어넘는 이런저런 행태의 갑질이 이를 증명하고 남는다.
6년 전, 미국 하버드대학 마이클 센델 교수의 「돈으로 살 수 없는 것들」이 우리사회를 뒤흔들어 놓은 적이 있다. 센델 교수는 책에서 돈으로 살 수 없는 것과 또 돈으로 사서는 안되는 것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그렇지만 책의 부제 ‘무엇이 가격을 결정하는가’에서 보듯이 경제학에서 말하는 가격형성과 연관된 여러 가지 사례를 제시할 뿐이다. 
저자의 주장은 세상 모든 것을 돈으로 사고 팔 수 있게 되면 불평등과 부패가 더욱 심화될 것이라고 경고한다. 그런데 센델 교수가 책에서 일언반구도 언급하지 않은 행복 역시 나는 절대 돈으로 살 수 없다고 덧붙이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을 누리면서 살 수 있는 권리가 있다. 그래서 내게 없다고 생각하는 무엇인가를 얻기 위해 끊임없이 추구한다. 그러나 행복의 본질은 욕망에 대한 성취감이기 때문에 채움의 방식으로는 오히려 부족함의 갈증에서 벗어 날 수 없다.
사람이 행복을 느끼는 순간은 채워가는 시간이 아니라 비워가는 시간에서 맛보게 된다고 한다. 옛 성현들 역시 요즘과는 정반대로 비우는 안빈낙도에서 행복을 구했다. 뇌과학자의 연구 결과도 각 사람의 행복지수는 유전자 50%, 후천적 활동 40%, 주변환경 10%정도의 비율로 구성돼있다고 한다.
요즘 젊은이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소확행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20여년전 일본의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처음 사용했다고 알려진 이 말은 아주 작고 소소한 것에서 얻는 확실한 행복을 뜻하는 말이다. 읽다만 책을 다시 펼쳐 들었을 때 발견한 만원짜리 지폐 한장 또 커피 한잔을 마시기 위해 수동 그라인더를 돌려 원두를 갈고 여과지 위에 끓는 물을 부으면서 느끼는 진한 향과 한모금의 짜릿한 맛을 느끼는 4-5분간이 진정한 소확행이라고 나는 믿는다. 
새해에는 향우 모두에게 소확행이 충만한 일상이 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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