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산면 방축리 김종익씨
82세지만 봉사가 즐거워

▲ 김종익씨가 창고에 가득찬 폐농약병을 보며 장애인들에게 줄 장학금이라고 말했다.

 김종익(82. 화산 방축)씨는 들녘에 뒹구는 폐농약병을 모아 판매한 수익금으로 5년째 장애인복지관에 매년 100만원씩 장학금을 전달하고 있다. 총1000만원이 목표인 김씨는 올해도 2월1일 오늘, 장애인복지관에 100만원의 성금을 전달한다. 
김씨는 2104년 북일면 마길홍씨가 소주병과 맥주병을 6년 동안 모아 해남군에 전달하는 것을 보고 그때부터 농약병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2014년 장애인복지관에 100만원을 첫 전달했다. 
100만원을 만들려면 플라스틱으로 된 농약병 625kg이 필요하다. 요새는 항공방제가 많고, 어지간한 곳은 김씨가 수거를 해 해남에서는 농약병 모으기도 쉽지 않아 다른 지역까지 가기도 한다. 
이런 활동으로 2016년에는 전라남도지사로부터 장한 장애인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해남의 환경도 지키고 장애인복지관에 성금도 기탁할 수 있으니 일거양득 아닙니까?” 쇠톱으로 플라스틱 농약병을 자르며 김씨가 활짝 웃는다. 부피를 줄이기 위해서는 큰 병에 작은 병을 끼워 넣어야 하기 때문이다.
김씨의 집 창고에는 벼 대신 환경관리공단으로 보낼 농약병, 비료포대가 가득 쌓여 있다. 18kg으로 압축한 농약병 37묶음, 8kg짜리 비료포대 20묶음이다. 
김씨의 욕심은 농업용 쓰레기에서 끝나지 않고 맥주캔으로 옮겨갔다. 처음에는 발로 밟아 찌그렸는데, 차바퀴로 깔아 압축을 하니 40kg들이 마대에 8kg이 들어갔다. 맥주캔은 마대로 25개가 쌓여 있다. 수익금은 모두 장학금 통장에 적립된다. 
자신도 청각장애 2급인 김씨는 시각장애인 차량봉사도 16년 동안 해오고 있다. 수혜자인 할머니들이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 날아갈 것처럼 기분이 좋다고 했다. 오래 살 것만 같단다. 
한번은 귀에 통증이 있어서 잠을 못 잔다는 할머니를 모시고 목포 이비인후과에 간 적이 있다. 할머니는 양쪽 귀에 귀지가 가득 차 있었다. 그것을 제거하고 난 후 할머니는 편히 잠을 잔다고 했다. 너무도 기분이 좋았다. 청각장애 4급이었던 김씨는 간 김에 자신도 검진을 해봤다는데 청각 장애 2급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 선한 일을 하다보니 각종 혜택을 받을 수 있는 2급 판정으로 자신도 덕을 봤다고 활짝 웃었다. 
농약병 수집이 힘들어지자 이제는 맥주캔, 비료포대 등으로 수집 범위를 넓혔다. 이 또한 장학금으로 보낼 것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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