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종기(해남군농민회 회원)

 2차 북미 정상회담이 이달 말 1박2일 일정으로 북미간 인연이 깊은 베트남에서 열린다. 
정상회담 장소를 베트남으로 정한 것은 역사적인 상징성과 함께 실질적인 이유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은 한국전쟁에서 미국과 적대국이 됐다. 1964년부터 1975년까지 미국과 전쟁을 치렀고, 당시 남한과 북한은 각각 남·북베트남에 병력을 파견했다. 베트남은 종전 2년 만에 캄보디아를 침공하면서 국제사회의 제재 대상이 됐다. 그러나 1986년 개혁개방 정책인 도이머이(쇄신)를 펼쳤고, 1994년에는 미국의 경제 제재에서 벗어났다. 1995년 미국과 국교를 정상화했고, 현재는 포괄적 동반자 관계로 발전했다. 현재 베트남은 자신들의 사회 체제를 유지하면서 외국자본을 유치해 경제성장을 이룬 성공적인 모델로 평가되고 있다.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기회를 잡는다면 미국과의 정상적 외교 관계와 번영으로 가는 베트남의 길을 따라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지난해 7월에 말했고, 리용호 북한 외무상이 베트남을 방문해 도이머이 노하우 전수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진 것이 지난해 말이어서 더욱 관심을 끈다. 
1차 정상회담에서 포괄적으로 합의됐던 한반도 평화체제와 비핵화, 북미 관계발전 내용이 이번 회담에서는 좀 더 구체적으로 진전되길 희망한다. 핵과 미사일에 대한 국제 사회의 요구와  경제 제재 완화, 경제 성장을 위한 지원 사이의 빅딜이 이루어진다면 우리 경제에도 돌파구가 열릴 것이다. 
개성공단은 지난 2004년 한국 기업이 입주를 시작해 12월 첫 제품을 생산하면서 본격 가동을 시작했다. 2016년 2월 중단될 때까지 120여 개 기업과 5천여 개 협력업체가 참여해 32억 달러 생산액을 기록했다. 개성공단 기업협회 자료를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매출액과 영업이익, 성장률은 어마어마하다. 북한의 저렴한 인건비와 토지 임대료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확보하면서 고성장을 할 수 있었던 것이다.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은 금강산관광, 개성공단, 경수로 건설, 남북 철도 및 도로 연결, 한강하구 공동이용, 조선협력단지, 지하자원 개발사업 등 7대 경협 사업을 2047년까지 추진할 경우 남한은 159조 2000억원, 북한은 248조 9000억원의 경제 성장 효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했다. 
지난해 남북미 정상회담 등으로 한반도 평화와 번영에 대한 기대감이 높았지만 대북제재로 인해 더디게 가고 있다. 현재 개점 휴업상태인 남북 경제협력 사업부터 다시 속도를 내고 잰걸음을 내딛어야 한다. 우선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사업을 시작해야 한다. 지난해 12월말 착공식을 가진 경의선·동해선 철도, 도로 연결, 서해 경제공동특구 조성을 위한 해주항, 남포항 등의 항만 정비 및 배후단지 조성과 산림 복구를 위해 양묘장을 짓는 사업 등도 발 빠르게 준비해야 한다. 우리가 남북 경제협력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은 한반도 평화정착이라는 가장 큰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또한 저성장 국면에 있는 대한민국 경제의 활로를 북녘 땅에서 찾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적지 않다.
지금 지역에서는 북녘에 통일트랙터를 보내고 농업과 문화교류 등을 위한 품앗이 운동이 한창이다. 친구들과 금강산 수학여행을 다녀오고, 축구를 좋아하는 아이들은 축구대회를 열고, 통일 경작지에서 모내기하고 나서 막걸리 한 잔 기울이고 싶은 사람들이 있다. 저마다 마음 속에 여러 가지 꿈들을 품고 있다. 
봄, 단비가 내리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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