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최희진씨, 양돈 6차산업 도전
마산식품단지 ‘애돈인’서 경영수업

▲ 최희진씨는 마산식품단지에 위치한 애돈인에서 6차가공산업에 대한 경영자 수련을 밟고 있다.

 “한편으로는 취업 걱정을 하지 않아 좋긴 하지만, 또래 친구들이 대학을 휴학하고 외국으로 여행을 가는 모습을 보면 부럽기도 해요.”
최희진(24)씨는 한국농수산대학 양돈학과를 다닌다. 내년 2월이면 졸업이다. 
1년의 수업이 남은 지금 그는 꿈을 꾸고 있다. 바로 가족이 함께 운영하는 양돈 6차 산업을 성공시키는 일이다. 그는 전문 경영인의 꿈을 차근차근 밟아가고 있다.
“아버지 세대는 정말 물건을 잘 만들어요. 하지만 홍보 측면에서 부족한 점이 많아요. 블로그를 개설하는 일,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를 활용하는 방법 등이 그래요. 저는 온라인 마케팅을 꾸준히 하면서 제품의 경쟁력을 키우고 싶어요”
톡톡 튀는 발랄한 말투는 여느 20대의 활발함과 다를 바 없지만, 꿈을 키우는데 가장 중요한 책임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는 그다. 
찾아간 그날도 마산식품단지에 있는 애돈인 가공공장에선 살람 작업이 한창이다. 위생모자를 쓰고 슬라이스 기계에 살람을 넣어 자르는 모습이 한두 번 해본 솜씨가 아니다.  아직 일반인들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은 살람은 주로 외국인이 빵에 넣어 먹는, 이를 테면 슬라이스 햄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보통 빵에 넣어 먹는 햄이 네모반듯하다면 살람은 길고 둥근 소시지를 오백원짜리 동전 정도의 크기로 검지 한마디의 반을 자른 두께다. 
그는 졸업을 하면 곧바로 직업 전선에 뛰어들 생각이다. 26년 간 돈사를 꾸려온 아버지가 2014년 법인을 등록하고 공장은 2016년에 세상에 첫 발을 내놓은 만큼, 그가 해야 할 일도 무궁무진하다. 
제품 생산을 돕는 일뿐 아니라 사무실 일도 온전히 그에게 할당된 몫이다. 회계, 정산, 주문을 포함한 각종 컴퓨터 업무는 물론 마케팅까지, 사실상 학교를 다니면서도 웬만한 직원 몫은 톡톡히 해내고 있다.   
아버지가 현산 월송리에서 꿈을 시작한 다우리 농장은 그의 뿌리다. 직접 키운 돼지를 소비자에게 판매하기 전, 가공까지 한다는 것은 안심 먹거리에 대한 일종의 자긍심이다. 생육환경 조성부터 가공까지, 그 모든 것이 하나의 과정으로 시스템화하고, 소비자에게 판매하는 일. 그래서 6차 가공 사업은 그 또래 친구들이 보지 못한 신세계를 경험하게 해준다고 그는 말했다.
“어서 빨리 졸업해서 전문경영인으로 인정받는 날을 꿈꿔요. 해남 고구마를 먹인 돼지, 그 돼지로 만든 가공제품들이 소비자의 식탁에 오르는 모습은 상상만 해도 즐거워요.” 
고향에 청년이 없다는 말은 많지만, 그는 가업을 이으며 꿈을 다지는 청년이다. 그의 꿈이 훨훨 날아 창공을 가로지르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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